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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공연장 하나 없는 ‘K팝 종주국’
공연 인프라 부족 K팝 걸림돌 돼선 안돼
입력 : 2023-10-23 오전 6:00:27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K팝이 글로벌 신드롬을 이어가고 대규모 음악 전문 공연장의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국내 공연 인프라는 열악한 상황입니다. 최근 해외 대형 팝스타들이 내년 아시아 투어에서 한국을 제하는 ‘코리아 패싱’이 발생하는 경우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부족한 공연 인프라가 K팝과 한국 대중음악, 공연 문화의 걸림돌이 돼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는 최근 월드 투어 '디 에라스 투어'의 내년 아시아·오세아니아 일정에서 한국을 제외시켰습니다. 2월에만 일본 도쿄에서 4차례, 같은 달 호주 멜버른과 시드니에서 각각 2차례, 싱가포르에서 6차례 공연을 엽니다. K팝으로 세계 음악 시장에서 주목받는 한국은 제외됐습니다.
 
브릿팝 밴드 콜드플레이도 이번 아시아·호주 투어에서 일본, 대만,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호주 등은 들르지만 한국은 찾지 않습니다. 밴드는 2017년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첫 내한공연을 열어 10만명을 동원한 바 있습니다. 2021년 방탄소년단(BTS)과 협업 싱글 '마이 유니버스(My Universe)'를 내며 그래미 후보에까지 오른 바 있어 내한을 기다렸던 국내 팬들이 많은 상황이었습니다.
 
스위프트와 콜드플레이의 투어는 스케일 큰 무대와 화려한 연출을 자랑하기로 유명한데, 현재 한국에서는 물리적으로 이를 구현할 만한 공연장이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들 모두 막대한 제작비를 공연에 쏟아붓는 만큼, 수지타산을 맞추려면 회당 5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는 공연을 여러차례 열어야 합니다. 
 
방탄소년단(BTS) 팬들이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서울' 콘서트를 찾아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그러나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이 리모델링에 들어가면서 현재 5만명 이상 모을 수 있는 공연장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이 곳에선 그간 콜드플레이, 마이클 잭슨, 레이디 가가, 폴 매카트니, 브루노 마스 등이 공연했습니다. 국내에선 조용필, 서태지, 방탄소년단, 아이유 등이 서왔습니다. 노후화 정비를 거쳐 2027년 봄쯤 재개장이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잔디 훼손 우려가 높은 서울월드컵경기장은 K팝을 포함한 대중음악 콘서트 개최에 어려움이 있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지난 8월 '잼버리 K팝 콘서트' 이후 10억원 대 잔디 훼손 문제로 갑론을박이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야외공연장이라 겨울에는 활용이 불가능한 문제도 있습니다. 고척스카이돔과 케이스포돔(KSPO돔)은 각각 2만, 1만 정도의 관객 수용이 가능합니다.
 
올해 세계 대중음악계에선 스위프트의 투어가 화제가 되면서 음악과 공연이 사회 파급에 미치는 영향을 돌아보게 했습니다. 스위프트의 투어가 가져다주는 미국 내 경제적 파생효과를 '스위프트노믹스(Swiftonomics)'라는 용어도 생겨났습니다. 앞서 방탄소년단(BTS)과 세븐틴의 소속사 하이브도 각각 미국과 일본에서 '더 시티(THE CITY)'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대형 공연을 현지 숙박 시설과 문화 체험과 연결시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주목받았습니다. 그러나 스타디움급 대형 공연장이 없는 한국의 환경에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실정입니다.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기원하는 빅이벤트 차원에서 마련한 BTS 공연 정도가 예외적이었습니다.
 
대형 스타디움 공연장이 없는 국내에서는 빅 이벤트 등이 있을 때나 K팝과 연계한 도시형 프로젝트가 열립니다. 지난해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열린 BTS콘서트에 앞서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에서 테마파크 곳곳이 BTS 상징색인 보랏빛으로 물드는 '퍼플 라이츠업(Purple Lights Up)' 행사가 진행된 모습. 사진=뉴시스
 
공연 인프라는 K팝 콘서트 중심의 해외 관광객 유치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현재도 K팝 그룹들은 인프라 부족에 해외 콘서트에 주력하는 상황입니다. 국내 톱 가수들조차도 공연장 대관이 하늘에 별따기인 상황입니다. 김동률, 임영웅, god에 이어 12월 조용필까지 KSPO돔에서 '쪼개기 공연(여러 회차로 늘리는 공연)'에 나서고 있습니다.
 
잠실주경기장 급 무대가 필요했던 포스트말론은 지난달 일산 킨텍스 4·5홀, 2개 홀을 합쳐 약 3만석의 관중들을 모았습니다. 주최 측은 계단식 가변좌석을 운영해 시야각을 확보하고 실내 음향 반사 제어, 잔향 제거를 위해 리버브 타임 리덕션(Reverb Time Reduction) 기술을 도입했지만, 장내 인구밀도가 높았던 탓에 쾌적한 관람은 힘들었다는 평도 주를 이뤘습니다. 고척돔 역시 12월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콘서트 이후 4개월 간 내부공사에 들어갑니다.
 
그나마 대중음악 전문 공연장들이 속속 생겨날 채비를 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입니다. 공연계에선 2025년 준공 예정인 6만명 규모의 일산 'CJ라이브시티 아레나'와 2만 여석의 창동 '서울아레나'가 공연 일부 수요를 해결시켜줄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입니다. 올해 하반기에는 인천 영종도에 1만5000석 규모의 다목적 공연장 '인스파이어 아레나'이 문을 엽니다. 앞서 지난 10일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국정감사에서도 K팝 전문 공연장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돼 민관 협력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김작가 대중음악평론가는 "한국의 공연 산업이 허물을 벗고 새로운 과정으로 가는 과도기로 봐야한다"며 "1980년대 낙후된 시설을 새롭게 짓는 과정에서 오히려 늦은 감이 있고 선제적 대처가 아쉬운 측면은 있다. 일련의 시간들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발전하는 음악 산업 규모에  확충이 되는 단계가 올 것이라 본다"고 짚었습니다.
 
방탄소년단·콜드플레이 협업 곡 'My Universe'를 위해 협업하는 모습. 사진=빅히트뮤직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권익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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