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허지은 기자] 본인부담상한제와 실손의료보험금 중복 수령 문제를 두고 보험사와 소비자간 이해가 충돌하고 있는데요.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보험금 지급 지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관계부처와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은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위 국정감사에서 본인부담상한제와 관련한 소비자 피해를 개선하라고 주문했습니다. 윤 의원은 "지난해 본인부담상한액 초과 발생 건 중 98%인 186만건이 사후환급 형태"라며 "보험금을 청구한 시점부터 실제로 보험금을 받기까지 최소 한달에서 최대 1년8개월이 걸려 의료비 보장 공백이 발생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환자들은 의료비를 지출한 뒤 시차를 두고 나중에 보험금을 받게 돼, 생계가 어려운 경우 의료비 부담이 클 것이라 생각한다"며 "관계부처와 협의해 제도 개선 여지가 있는지 확인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본인부담상한제는 과도한 의료비 지출로 인한 국민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복지 제도입니다. 의료비 본인 부담액이 일정 수준을 초과하면 초과금액은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이 지급해주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실손보험금과 중복수령이 불가능하다는 보험사들의 입장에 따라 가입자와의 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실손보험을 취급하고 있는 28개 보험사 중 무려 13개 보험사가 사전공제 방식만 고집해 보험금 지급 지연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실손보험사가 본인부담상한제에 따른 보험금을 공제하는 방식은 사전공제와 사후정산으로 구분됩니다. 사전공제는 다음해 확정될 상한제 공제액을 올해 추정해, 그만큼 보험금에서 먼저 공제하고 지급하는 방식입니다. 사후정산은 진료를 받은 해에는 우선 실손보험금을 전액 지급한 뒤, 다음 해에 상한액이 확정되면 환수하는 방식입니다.
본인부담상한액과 실손보험금을 모두 수령할 수 없다는 보험사의 이해관계와 가입자의 입장도 부딪히고 있는데요. 윤 의원은 "본인부담상한제는 하나의 복지개념이지 보험이 아니다"라며 "보험업법에서는 중복계약 체결 방지 목적으로 동일한 위험을 부담하는 보험계약을 체결하는지 확인하라고 돼 있는데 여기에 본인부담상한제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본인부담상한제가 보험이 아닌 만큼 중복 수령이 문제가 없다는 것입니다.
김 위원장 역시 본인부담상한제가 보험인가 아닌가를 묻는 질문에 "보험계약이라 보기 어렵다"고 답했습니다. 다만 "건강보험공단이 부담하는 의료비는 가입자가 실제 부담한 의료비가 아니어서 실손보험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도록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윤 의원은 "실손보험을 취급하는 28개 보험사가 본인부담상한제로 실손보험료 부담을 덜어낸 총액은 지난 5년 간 4800억원에 달한다"며 "보험사가 지급해야 하는 돈인데, 본인부담상한제로 보험사가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11일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허지은 기자 hj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