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허지은 기자] 금융위원회는 DGB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심사 때 최근 일어난 금융사고들을 반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금융권 내부통제 기준 운영에 대한 관리 감독 의무를 담은 법 개정을 추진키로 했습니다.
김성주 민주당 의원은 11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 국정감사에서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대구은행에 미흡한 문제가 있어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며 "고객 몰래 문서를 위조해 불법계좌를 개설하고, '상품권깡'으로 수십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사례들이 드러났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을 신청하면 사업계획 타당성이나 건전성, 대주주 적격성 등을 살펴봐야 한다"면서 "관련 사안도 고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금융당국은 최근 대구은행 직원이 고객 동의 없이 예금 연계 증권 계좌 1000개를 임의로 불법 개설한 혐의를 적발했습니다. 2021년 8월부터 대구은행은 입출금통장과 연계해 다수 증권회사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했는데요. 대구은행 직원들은 이를 악용해 영업점에 방문한 고객에게 증권사 연계 계좌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고, 계좌 신청서를 복사해 당사자의 동의 없이 계좌를 추가로 만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박인규 전 대구은행장은 비자금 조성 등 혐의로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았습니다. DGB금융지주 회장으로 재임하던 2014년 4월부터 2018년 8월까지 법인카드로 백화점 상품권을 산 뒤 현금화하는 이른바 '상품권 깡' 수법으로 30억원 이상의 비자금을 조성했습니다. 그 중 일부를 횡령한 혐의도 있습니다.
김 의원은 금융사 내부통제 시스템이 실효성 있게 작동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갔습니다. 김 의원은 "내부통제 관련 금융당국 제재 현황을 보면 대부분 내부통제 마련 의무 위반 문제였다"며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했다고만 하면 실제로 사고가 생겨도 면책이 된다고 해석될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이어 "여러 연구용역 결과에서도 금융권에 대한 더욱 강력한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하고 이것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며 금융위의 대응책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김 의원의 지적에 공감을 표하고 정부 입법 의지를 피력했습니다. 현재 발의된 지배구조법 개정안에 더해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내부통제 준수 의무' 방안을 법에 명시하겠다는 복안입니다.
김 위원장은 "내부통제 기준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관리하도록 하는 내용을 법에 명시할 계획"이라며 "내부통제 제도를 반드시 운영하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됐지만, 내부통제안이 적정하게 관리되고 있는지 기준이 애매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BNK경남은행에서는 직원이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를 이용해 3000억원대 횡령을 저지른 일이 적발된 바 있습니다. PF 시행사들이 대출을 요청한 사실이 없는데도 허위로 서류를 꾸며 대출을 실행한 것입니다. 이렇게 만든 대출금을 자신의 가족과 지인의 계좌 등에 이체하고, 시행사들이 정상적으로 낸 대출 원리금도 빼돌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리은행에서도 최근 700억원대 횡령과 10조원대 불법 외환송금이 벌어지는 등 내부통제 강화 논의에 불을 붙였습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11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허지은 기자 hj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