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가 내년부터 청와대 관리와 운영을 담당하는 비영리재단법인으로 '청와대 재단'을 설립할 예정인 가운데, 국감 기간 동안 재단 설립과정에 대한 여야 공방이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가 내년도 청와대 관리·활용 업무의 효율적 추진을 위한 예산을 투입하려 하지만, 야권에선 청와대를 주요 국가 행사 장소로 이용하는 대통령 의전에 예산이 주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며 반대하는 모양새입니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 ‘청와대 재단 설립 추진계획 보고’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부터 비영리재단법인 ‘청와대 재단’(가칭)을 설립해 청와대 관리·개방 운영, 공간 활용사업 추진, 역사·문화재 보존 연구 등에 나설 예정입니다.
지난해 5월10일 개방된 청와대는 문화재청 ‘청와대 국민개방추진단’에서 관리 업무를 해오다가 지난 4월부터 문체부 내 신설 조직(청와대 관리활용기획과)으로 권한이 이관됐습니다. 이후 청와대 관리활용기획과가 문화재청 소관 한국문화재재단에 관리·활용 업무를 위탁(연말 종료)해 운영해왔습니다. 이 위탁이 연말 만료되면서 이를 대체할 기관으로 재단 법인을 설립키로 한 겁니다.
청와대 야간관람 '청와대 밤의 산책'을 찾은 시민이 본관을 사진 찍고 있다. 사진=뉴시스
청와대 재단 설립 "효율적" VS "대통령 의전"
문체부 소관 공공기관은 청와대 관리를 할 수 있는 법적 근거와 전문성 등이 부족하다는 게 정부의 입장입니다. 새로운 법인 설립을 통해 청와대 관리·활용 업무의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추진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청와대 재단이 설립되면 향후 청와대 관리·활용 업무가 재단으로 일원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야권에선 대통령 의전이 주 업무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대통령 관저와 집무실의 용산 이전 후에도 청와대 영빈관·상춘재 등에서 국가 주요 행사가 열려왔다는 점에서입니다. 올해 하반기에도 국가재정전략 회의(6월 28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7월 4일), 독립유공자 및 유족 초청 오찬(8월 9일) 등 대통령 참석 행사가 다수 열려왔습니다.
향후 국감 기간동안에도 청와대 재단에 관한 여야 충돌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전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실시한 문체부 국정감사에서도 청와대 재단 설립이 불투명하다는 야권 지적에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청와대 재단을 만드는 게 대단히 숨겨야 할 일이 아니며 아직 정리가 안됐다. 정리가 되면 확실하게 보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유정주 민주당 의원은 "문체부는 청와대를 관리할 전문성이 필요한 법인이 필요하다면서도 설립 과정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국회 통과가 어려우니 법 개정을 하지 않는 꼼수에 밀실에서 만들고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같은 당 홍익표 의원도 "재단 설립 과정에서 정부가 모든 걸 마무리하고 통보하는 건 잘못됐다. 과정부터 국회와 이야기해야 할 것"이라 했고, 유 장관은 "제가 그 부분은 아직 손을 못 댔는데, 그렇게 하겠다"고 했습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외 문화재 환수·문화재 돌봄 고용 문제 등 다뤄질 전망
12일 이어질 문체부 국정감사에서는 문화재청, 한국문화재재단, 국립고궁박물관 등 10개 문화 관련 국가 기관 향후 정책과 현재 논란 되는 쟁점들에 관한 논의들도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우리 문화재의 체계적인 환수에 대한 문제가 주요 의제 중 하나로 논의될 전망입니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문화재청 자료에 따르면 해외 유출된 우리 문화재는 2023년 기준 22만9655점(27개국 784곳)으로, 환수된 문화재는 1만1034점 4.8%에 불과합니다.
문화재 돌봄 사업의 간접고용 문제도 논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문화재 돌봄 사업은 중요문화재의 환경정비, 순찰, 훼손방지, 가벼운 수리 등을 수행하는 상시·지속업무인데, 이를 민간위탁으로 유지해오고 있는 것에 대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현재 관련 노동자 10명 중 7명이 처우와 고용이 열악한 간접고용 기간제 계약직으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외에도 160%로 이미 한계치를 넘은 국립고궁박물관의 수장고 포화율도 다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국립고궁박물관은 경기도 여주시에 위치한 외부수장고를 지난 2021년 10월부터 임차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지출한 비용만 해도 약 1억원이 넘고 있어 수장고 포화문제의 근본적 해결방안에 대한 논의가 나올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