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허지은 기자] 금융감독원이 연내 출시하기로 한 금리선택형 보험약관대출을 당분간 연기하기로 했습니다. 최근 가계대출이 가파르게 오른 가운데 저금리 대출이 대출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보험업계와 전담 TF를 꾸리고 올 하반기 금리선택형 보험약관대출을 출시하기로 했습니다. 보험약관대출은 보험 상품의 해지환급금을 담보로 받는 대출인데요. 대출심사나 중도상환수수료가 없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받지 않아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이 주로 이용합니다.
보험약관대출 금리는 해약환급금에 적용되는 기준금리와 가산금리로 이뤄져 있는데요. 금리선택형은 기준금리가 4.5%라면 고객이 0%에서 최대 4.5%까지 금리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 서민들의 대출이자 부담을 낮추겠다는 복안입니다. 1%대 대출금리도 가능해 저금리 보험약관대출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금리선택형 보험약관대출 출시 계획을 당분간 연기하기로 했습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가계대출 잔액이 크게 증가한 상황에서 가계대출을 늘릴 수 있는 대출을 출시하는 것이 조심스러운 상황"이라며 "보험사까지 대환대출플랫폼 확대 계획도 잡혀 있어 우선 출시 준비를 멈췄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2023년 2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올 6월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862조8000억원으로 3월말 1853조3000억원 대비 9조5000억원 늘었습니다. 2021년 4분기 17조4000억원 이후 가장 큰 증가액입니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과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을 더한 가계부채입니다. 이처럼 가계대출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낮은 대출금리를 제시할 경우 대출 수요가 더 증가할 수 있습니다.
대환대출 온라인 플랫폼도 가계부채 증가세를 부추길지 주목되는 상황입니다. 당국은 대환대출 플랫폼에서 갈아탈 수 있는 대출 상품을 기존 신용대출에서 전세대출·주택담보대출로 넓히는 한편 참여사에 보험사도 추가한다는 방침입니다. 보험사는 금융업권 중 유일하게 대환대출 플랫폼에 참여하지 않은 업권입니다.
주택담보대출이 가계부채 증가의 원인으로 꼽히는 가운데 주담대 대환대출 경쟁이 과열될 경우 금융권 가계대출 규모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요. 당국은 대환대출 플랫폼의 영향도 점검해야하는 상황입니다.
금리선택형 보험악관대출 출시가 무산된 것은 아니지만 출시 시점은 기약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약관대출 금리선택형은 서민금융 지원 목적으로 금융당국의 강한 의지가 있어 추진이 되긴 했지만 가계대출 문제를 잡지 못하면 언제든 발목잡힐 수 있는 방안"이라며 "보험업계에서도 여전히 출시 이후 성과에 대해 자신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최근 가계대출이 급증한 가운데 금융당국이 금리선택형 보험약관대출 출시 계획을 연기했습니다. (사진 = 뉴시스)
허지은 기자 hj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