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국내 대형 건설사 건설현장에서 이틀에 한번 꼴로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리스크 관리가 공염불에 그치는 모습입니다. 인명피해 등 중대재해가 발생할 경우 사업주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 1년 반을 넘겼음에도 건설 현장의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건설사 공사현장 (사진= 백아란 기자)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국내 건설현장에서는 6차례의 사망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여름철 폭염·폭우가 예고되면서 건설사마다 안전체험교육을 실시하는 등 사고 예방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약 이틀에 한번 꼴로 사망사고가 나온 것입니다.
사망사고는 현대건설,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계룡건설 등 시공능력평가 상위 건설사들의 공사현장에서 발생하면서 안전 불감증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실정입니다.
지난 3일 현대건설이 시공 중인 힐스테이트 검단 아파트 건설현장에서는 노동자 한 명이 중대재해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으며 5일 포스코이앤씨가 시공하는 송도 ‘더샵 송도아크베이’ 주상복합 신축공사 현장에서는 외국인 근로자가 추락사했습니다.
포스코이앤씨는 ‘안전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최우선 가치’ 라는 안전 경영 방침아래 안전관리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스마트 기술을 접목해 재해 리스크를 예방하고 있다고 자부해왔지만 이번 사망사건으로 7분기 연속 이어졌던 ‘중대재해 제로(Zero)’ 기록이 깨졌습니다.
(표=뉴스토마토)
건설사 최다 사망사고 발생 기업에 이름을 올린 DL이앤씨의 경우 이달 들어 2차례 사망사고를 냈습니다. 지난 3일 서초구 방배삼익 재건축 공사현장에서는 전기실 양수작업을 하던 하청 노동자가 사망했으며 일주일 후인 11일에는 부산 연제구 레이카운티 현장에서 창호교체 작업을 하던 20대 노동자가 추락했습니다.
이에 따라 DL이앤씨는 지난해 3월과 4월, 8월, 10월에 이어 지난달 4일까지 총 7곳의 건설현장에서 8명의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고용부의 관리감독과 조직개편 등에도 사고를 근절하지 못한 것입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디엘이앤씨 사망사고 관련 긴급 합동 수사회의’를 열고 “다른 건설사에 모범을 보여야 할 대형 건설사에서 반복해서 사고가 발생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조적 문제로 인한 것인지 등에 대하여 최대한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할 것”이라고 지시했습니다.
하지만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이후 처벌을 받은 사례가 전무하다는 점에서 재발 방지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특히 정부가 중대재해처벌법 개선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경영자총협회 등이 중대재해법 적용 대상과 처벌 요건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는 상황입니다.
참여연대 한 관계자는 "중대재해 피해 범위를 완화하는 것은 오히려 법 취지에 반대된다"면서 "과실 책임이 있는 기업에 제대로 된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