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현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로 꼽히는 우주항공청의 조직 구성이 처음으로 윤곽을 드러냈습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구조를 본따 본청과 임무센터의 형태로 조직을 운영하겠다는 방침인데요. 이를 두고 야당과 현장 연구자들은 반대 의사를 밝혔습니다. 엉성한 조직 설계로 국가우주 백년대계를 망치려 한다는 일격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7일 '우주항공청 설립·운영 기본 방향'을 공개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항공우주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 등 출연연과 대학 등을 임무센터로 지정·운영한다는 것인데요. "NASA를 모델로 우주항공 전담조직으로의 대표성과 리더십을 보하고 임무 달성을 위한 전문적이고 유연한 조직과 네트워크형 운영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 과기정통부 측의 설명입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우주항공청 설립·운영 기본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과기정통부)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주항공청은 우주항공 정책을 수립하고 연구개발·기술확보를 주도하는 등 기관 고유의 미션을 수행합니다. 각 부처에서 진행 중인 우주항공 분야 범부처 정책과 산업육성, 국제협력 등을 우주항공청으로 이관해 총괄하고 관련 사업을 전담하는 식입니다.
우주항공청의 전체 인력은 300여명 수준으로 구상하고 있는데요. 전문가가 주도하는 탄력적인 조직으로 설계한다는 원칙 아래 분야별 핵심 전문인력이 일하는 임무조직은 외부 영입 전문가 중심으로, 이를 지원하는 기관운영 조직은 공무원 중심으로 짜여질 예정입니다.
임무센터는 임무에 특화된 전문조직을 표방합니다. 임무센터는 크게 연구개발, 인력양성, 시험인증·인프라 등 세 부분으로 나뉠 전망인데요. 항우연을 예로 들면 항공연구소, 위성연구소, 발사체연구소, 국가위성정보활용지원센터, 나로우주센터 등을 각각의 임무센터로 편제한다는 계획입니다. 천문연의 광학천문본부, 전파천문본부, 우주과학본부, 우주위험감시센터 등도 센터 지정 후보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과기정통부는 "기존 기관의 고유사업 등은 기관 자율적으로 연구를 수행하고 우주항공청 주요임무 달성을 위한 전문분야별 지정사업 등을 수행한다"고 임무센터의 역할을 설명했는데요. 전국과학기술노동조합 항우연지부는 "강력하게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항우연이 임무센터라는 명목으로 쪼개어 해체되고 국가 우주개발 역량이 분산돼 국가적 차원의 우주역량과 우주전략을 후퇴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란 주장입니다.
항우연 노조는 "과기정통부는 전세계 우주개발 역사상 찾아보기 힘든 분산형 조직으로 점점 더 치열해지는 우주산업과 우주전략 경쟁을 감당하겠다고 무책임하게 밀어붙이고 있다"며 "정권의 근시안적 요구에 부합하면서 과기정통부의 관료적 지배를 우주 분야에 계속 관철시켜 자기 영역을 유지하기에 적합한 조직으로 구성하는 데만 몰두하고 있다"고 규탄했습니다.
여기에 야당인 더불어민주당도 동조하고 있습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은 "과기정통부의 우주항공청 설립 운영 기본 방향은 문제 투성이"라며 "조직은 엉성하고 기능은 모호하다"고 꼬집었습니다.
2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전체회의가 이틀 연속 야당이 불참한 채로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편, 지난 4월 과기정통부가 국회에 제출한 '우주항공청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안'은 과방위가 구성한 안건조정위원회에서 별도로 다뤄질 예정입니다. 각종 과방위 현안에 대한 여야의 대립으로 특별법 논의가 중단된 데 따른 결정인데요. 조 의원은 "정부가 제출한 법안과 의원들의 발의한 법안을 안조위에서 또박또박 심사할 차례"라며 "앞으로 투명하고 철저하게 문제들을 분석하고 대안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과방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역시 "법안을 통과시킬 현실적 힘을 가진 민주당이 책임지고 통과시켜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습니다.
국회의 움직임에 맞춰 과기정통부는 하위 법령 등을 미리 준비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미리 마련해두고자 합니다. 연내 개청 목표를 차질없이 달성하겠다는 의지입니다. 이 장관은 "법안이 통과된 이후에는 직제 명칭, 정확한 직제에 부합하는 인력 구조 설정 등 구체적인 사안들이 좀 더 탄력을 받아 확정이 될 것"이라며 "충실히 준비하고 있는 만큼 (연내 개청이) 큰 무리 없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