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하면 차체 바닥에 깔린 커다란 사각형 틀을 떠올릴 텐데요. 사실 그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차량별로 원통형, 각형, 파우치형 등 각기 다른 형태의 배터리가 들어 있습니다. 자동차 제조사마다 각기 다른 형태의 배터리를 채택하고 있는 것도 어느정도 널리 알려진 내용입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탑재량은 각형이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 다음으로 원통형과 파우치형이 뒤따르고 있습니다. 세 가지 형태의 배터리가 마치 '중국의 삼국시대'처럼 각축전을 벌인다고 볼 수 있죠.
가장 많은 전기자동차에 쓰이는 각형은배터리는 통조림과 비슷한 구조입니다. 단단한 알루미늄 캔에 배터리 내용물을 담고 뚜껑을 덮은 뒤 레이저로 용접해 완전히 밀봉하는데요. 통조림이 생산된 후 수십 년이 지나도 안의 내용물은 거의 변화가 없는 것처럼 각형 배터리 역시 수명이 길고 외부 충격에 강합니다.
배터리는 충전과 방전 과정에서 열이 발생하게 되는데 급속충전이나 고출력과 같은 높은 성능을 낼 때 더욱 많은 열이 발생합니다. 이때 열을 배출하지 않으면 배터리 내부에 축적된 열이 배터리를 열화시켜 수명이 단축되거나 내부 손상으로 안전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각형 배터리는 열전도도가 좋은 알루미늄 캔이 냉각기 역할을 해 열 방출이 우수하죠. 이렇게 냉각 성능이 우수하고 외부 충격에 강한 배터리 셀 이라면 모듈이나 팩도 구조적으로 좀 더 단순하게 만들 수 있어 전기자동차 제조사들이 선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각형 배터리는 상대적으로 무거운 단점이 있고 파우치형 배터리 대비 설계 유연성은 부족한 편입니다.
파우치형 배터리는 원통형이나 각형보다 배터리를 둘러싼 외관이 얇은 편인데요. 원통형과 각형 배터리는 금속 외관으로 만들지만 파우치형 배터리는 연성이 있는 재질로 만들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상대적으로 가볍고, 다양한 사이즈로 만들 수 있습니다. 다만 원통형과 각형 배터리보다 외부 충격에 약해 모듈이나 팩으로 만들 때 이를 보완하는 기술력이 필요하며 생산비용 또한 높습니다.
끝으로 원통형은 고용량이면서 에너지 밀도도 높습니다. 때문에 순간적으로 큰 힘을 필요로 하는 전동공구나 청소기 등에 폭넓게 사용되고 있는데요. 전기자동차에 쓰이기에는 단위 용량이 작아 수천 개에 달하는 많은 수의 원통형 배터리가 들어가야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많은 셀을 일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팩 기술 등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무엇보다 원통형은 높은 양산성 때문에 가격 경쟁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양산성이란 단위 시간당 많은 제품을 생산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고속 공정과 함께 높은 수율을 위한 안정화된 공법이 뒤따라야 하죠. 원통형 배터리는 젤리롤을 돌돌 마는 형태로 고속 공정이 가능합니다. 이는 상대적으로 파우치형과 각형 배터리 대비 매우 특화된 장점입니다.
원통형, 각형, 파우치형 배터리는 각각의 특장점이 뚜렷하기 때문에 배터리 삼국시대는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앞으로 새롭게 발표되는 전기자동차와 그에 탑재되는 배터리의 형태를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픽=삼성SDI제공)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