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국내 대기업의 절반 이상은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최고경영자(CEO)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구체적인 공시 내용을 명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공시 내용을 실제로 이행하는지 확인할 방안조차 없어 유명무실한 정책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6일 매출액 기준 상위 500대 기업 중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제출한 205개 기업의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는데요.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3월 기업지배구조 의무공시 대상을 자산총액 1조원 이상 상장법인으로 확대하면서 개정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새 가이드라인은 보고서에 CEO 승계에 관한 형식적 정보 나열이 아니라 △승계정책 수립 △승계정책 운영 △후보자 선정 △후보자 관리 △후보자 교육 등 5개 항목의 주요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재하도록 했습니다. 실행 여부를 명확히 한 경우에만 원칙을 준수한 것으로 인정하기로 했는데요.
이들 5개 항목에 대한 문서화와 명확한 기재 여부를 조사한 결과, 승계 정책을 수립한 기업은 102곳(49.8%)이었습니다. 승계 정책을 운영중인 기업은 96곳(46.8%)으로 집계됐습니다. 조사 대상 205개 기업 중 절반 가량이 승계정책에 대한 문서상의 준칙이 없거나 이를 마련하고도 공개하지는 않는 겁니다.
승계 관련 5개 항목을 모두 준수한 기업은 61곳에 불과했습니다. 4개 항목 준수 기업은 27곳, 3개 항목은 25곳, 2개 항목은 20곳, 1개 항목을 준수한 기업은 18곳이었습니다. 5개 항목에 대한 명확한 문서화나 기준 없이 모두 준수하지 않는 기업은 54곳이나 됐습니다.
반면 LG, SK, 삼성은 높은 준수율을 보였는데요. LG그룹 계열사 가운데 ㈜LG, LG전자, LG화학,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에너지솔루션, LG생활건강 등 8개사가 보고서를 제출해 평균 4.5개 항목을 지켰습니다.
SK그룹에서는 SK,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C, SK네트웍스, SK케미칼, SK가스 등 8개 계열사들이 보고서를 제출해 평균 4.25개 항목을 준수했습니다.
삼성그룹은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SDS,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삼성바이오로직스, 호텔신라, 제일기획, 에스원 등 11개 계열사의 평균 준수 항목은 4.2개로 집계됐습니다.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서울시내.(사진=연합뉴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