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K팝의 매력은 다채로운 장르에 자로 짼 것 같은 군무, 비주얼 감각이 혼합된 일종의 '뮤지컬' 같다는 점이에요."(미국 텍사스 출신 관객 사만다 제임스)
지난 10~11일 서울 올림픽공원 내 케이스포돔과 88잔디마당. 영어, 일본어, 중국어, 스페인어 등의 다국어가 오가는 객석을 보면서 이것이 '인종의 용광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국경과 세대를 뛰어넘어 K팝으로 하나되고 연결된 페스티벌.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하이브가 오늘날 세계로 뻗어가는 K팝 문화를 경계 없이 즐길 수 있도록 실험한 장 '위버스콘 페스티벌'이었습니다.
하이브의 K팝 팬덤 커뮤니티 '위버스(Weverse)' 입점 20팀이 참여한 이번 페스티벌은, K팝의 오랜 역사를 마주하는 무대부터 데뷔 12일 차의 신인 팀, 한·미·일을 아우르는 폭넓은 아티스트 라인업으로 차별화를 꾀했습니다.
지난 10~11일 서울 올림픽공원 내 케이스포돔과 88잔디마당에서 열린 '위버스콘 페스티벌'. 사진=빅히트뮤직
이번 페스티벌은 지난 2년 간 '뉴이어스 이브 라이브(New Year’s Eve Live)', '2022 위버스 콘 [뉴 에라]'(2022 Weverse Con [New Era]' 등의 제목으로 꾸며온 행사들의 연장선입니다. K팝 팬덤 영향력이 세계로 점점 커지면서 플랫폼 위버스를 활용한 공연을 본격화하고 있는 겁니다. K팝의 근원부터 해외 팝을 잇는 '글로벌 공연 플랫폼'으로 성장시키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보입니다.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출신인 방시혁 의장은 줄곧 K팝의 뿌리를 아이돌 이전 음악에서 찾아왔습니다. 지난 2017년 방탄소년단이 서태지가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연 데뷔 25주년 기념 콘서트에 게스트로 출연한 적도 있습니다.
이번 페스티벌에 앞서도 하이브는 신해철 홀로그램 무대를 마련한 데 이어 서태지 헌정 무대로 한국 대중음악사를 잇는 트리뷰트 무대를 성공적으로 진행해왔습니다. 저스틴 비버와 라우브 같은 세계적 팝스타들의 온라인 무대를 주선해오기도 했습니다. 특히나 해외 팝 스타들 출연의 경우는 하이브가 비버를 비롯해 아리아나 그란데 등이 속한 미국 연예 기획사 이타카 홀딩스 인수 이후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지난 10~11일 서울 올림픽공원 내 케이스포돔과 88잔디마당에서 열린 '위버스콘 페스티벌'. 올해 데뷔 30주년을 맞은 엄정화 무대. 사진=빅히트뮤직
올해 페스티벌에서는 '한국의 마돈나'로 통하는 데뷔 30주년을 맞은 가수 엄정화의 행보를 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빌보드 앨범 차트 1위에 올랐던 4세대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가 엄정화의 명곡 '초대'를 커버해 선보였습니다. 백호가 록스타일 컬러로 ‘D.I.S.C.O’를 재해석하고, 실시간 음성 디자인 기술을 활용한 미드낫(이현)의 스피치가 엄정화의 목소리로 변화해 들리는 AI 이색 무대도 꾸며졌습니다. 걸그룹 르세라핌과 엄정화가 어우러지는 대표곡 ‘Ending Credit(엔딩 크레딧)’ 합동 무대도 연출했습니다.
지난해부터 국내외 차트에서 선전하며 열풍을 일으킨 4세대 걸그룹 뉴진스의 라이브 무대를 비롯해 르세라핌 허윤진의 일렉기타 연주 같은 순간들이 K팝 팬들의 시선을 잡아 끌기도 했습니다. 총 2만 여 관객들이 양일간 다녀간 것으로 집계됩니다.
특히 하이브는 무대 외에도 새로운 기술을 접목시킨 운영 노하우를 선보이는 이색 시도를 펼쳐 주목받는 모양새입니다.
예약서비스 '위버스 줄서기'를 내놓았는데 현장 반응이 좋았습니다. 공연장·상품 스토어 진입을 위해 긴 줄을 서지 않고도 구입이 가능한 서비스로, 이미 해외 투어에서 여러차례 적용해온 기술입니다. 이 외에도 캐리커쳐, 캘리그라피, 캐릭터 디자인 등 팬들이 직접 아티스트를 주제로 창작한 작품들이 전시된 '팬아트 갤러리' 등이 현장에서 반응이 좋았습니다.
사만다 제임스 씨는 “K팝 문화가 한국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번 여행 중 BTS 10주년 기념 장소부터 한국 문화 구석 구석까지 탐험해볼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위버스 줄서기' 서비스를 내놓아 현장에서 MD 상품을 바로 받아갈 수 있게 했다. 사진=빅히트뮤직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