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3옥타브 도(하이C)를 넘나드는 고음의 미성으로 박인수(1938∼2023), 엄정행과 함께 '한국의 3대 테너'로 꼽힌 신영조(辛英朝) 한양대 성악과 명예교수가 별세했습니다.
유족 측은 14일 오후 7시께 경기도 수원 자택에서 뇌경색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습니다. 고인은 2001년 뇌경색으로 쓰러졌다가 2005년 재기 독창회를 열고 다시 무대에 선 바 있으나, 2009년 정년퇴직 후인 2010년 다시 뇌경색을 일으켰습니다. 향년 80세.
1943년 9월 경남 창녕에서 태어난 고인은 중고교에서 야구를 하다 장충고 시절 부상을 당했습니다. 이 때 병상에서 라디오로 들은 클래식에 빠져 성악가의 길을 걸었습니다.
대학 졸업 후 이탈리아와 독일에서 6년간 유학했고, 독일 슈투트가르트 오페라 극장 독창 오디션에 합격하는 등 두각을 드러냈습니다. 1975년 귀국 직후 유려하게 하이C를 뽐내는 청아한 목소리로 선풍적인 반응을 일으키며 단박에 성악계 스타가 됐습니다. 이 무렵부터 모교 강단에 서 2009년 2월 정년퇴직할 때까지 34년간 테너 김우경 등 400여명의 제자를 길러냈습니다. 1991∼2006년 국내 최초 성악 부문 단독 음악캠프인 '신영조 여름 음악학교'를 운영했습니다. 1976∼1995년 국립오페라단 단원으로 활동했습니다.
박인수, 엄정행과 함께 '한국의 원조 빅스리(Big3) 테너'로 불리며 1970∼1980년대 한국 가곡 붐을 이끌었습니다. 신영조는 미성이고, 엄정행은 카랑카랑했고, 박인수는 테너 중에서도 바리톤 쪽에 가까웠습니다. 박인수는 가수 이동원(1951∼2021)과 함께 부른 '향수', 엄정행은 가곡 '목련화'로 유명했고, 신영조는 작곡가 박판길(1929∼1998)이 경복고 음악교사 시절 제자 유경환(1936∼2007)의 시에 곡을 붙인 '산노을'을 잘 불렀습니다.
'MBC 가곡의 밤' 등 TV와 라디오에 자주 출연해 '진달래꽃', '내마음', '초롱꽃', '기다리는 마음', '그리운 금강산' 등 가곡을 널리 알렸습니다.
월간음악 주최 '올해의 음악가상'(1983), 한국음악평론가협회 주최 '올해의 음악가상'(1996), '한국음악상'(1999), '백남학술상'(2002), MBC 가곡의 밤 '가곡공로상'(2008)을 받았습니다.
유족으론 부인 이순호씨와 사이에 3녀(신교진<음대 강사>·신명진<음악학원 원장>·신경진<음악학원 원장>)와 사위 문훈(페퍼저축은행 이사)씨 등이 있습니다. 빈소는 한양대병원 장례식장 5호실, 발인 17일 오전 6시.
신영조 교수. 사진=리음아트&컴퍼니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