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국내 대표 작곡가인 진은숙의 스승으로 통하는 죄르지 리게티(1923-2006) 탄생 100주년을 기념한 공연이 한국에서 열립니다.
리게티가 생전에 인정한 피아니스트 피에르로랑 에마르가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과 오는 19~20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여는 '피에르로랑 에마르의 리게티 피아노 협주곡'입니다. '현대음악의 해석가'로 손꼽히는 데이비드 로버트슨이 지휘봉을 잡고, '현대음악의 수호자'로 불리는 피에르로랑 에마르가 무대에 오를 예정입니다.
리게티는 헝가리 출신으로, 1950년대 중반부터 전자음악을 시도한 현대음악의 거장입니다. 전자음악 '아르티큘라티온'(1958) 등으로 평단의 갈채를 받았습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작곡가 진은숙의 스승이기도 합니다. 2006년 83세를 일기로 타계했습니다.
리게티는 생전 자신의 작품을 가장 잘 이해하고 완벽하게 연주하는 피아니스트로 피에르로랑 에마르를 꼽았습니다. 에마르는 16세에 메시앙 콩쿠르에서 우승한 이래 리게티를 비롯해 불레즈, 메시앙 등 현대음악 거장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아온 피아니스트입니다.
지휘자로 나서는 데이비드 로버트슨은 오페라, 관현악, 현대음악의 주요한 무대에서 활약해왔습니다. 뉴욕 필하모닉,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 빈 필하모닉과 같은 주요 악단들을 거쳤습니다. 로버트슨은 프랑스 문화예술공로훈장 기사장 등 많은 상을 받았고, 현재 뉴욕 줄리아드 음악원 지휘과 방문 교수이자 톈진 줄리아드 음악원 자문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최근 통영국제음악제 개막공연에서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를 지휘했습니다.
시향은 이번 공연에서 드뷔시가 가장 긴 기간 공을 들여 완성한 관현악을 위한 '영상'을 연주합니다. 드비쉬의 '영상'은 3곡(지그-이베리아-봄의 론도)으로 구성돼 있는데 서로 독립적 내용을 지니고 있는 데다 초연과 출판 시기가 달라서 한 무대에 오르는 경우가 드뭅니다. 이번 서울시향 공연은 전곡 연주를 실황으로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에마르와 함께하는 리게티의 '피아노 협주곡'은 2부에서 선보입니다. 1988년에 완성된 협주곡으로, 현대 음악사에서 중요한 레퍼토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복잡하고 난해해 피아니스트에게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접할 기회가 흔치 않습니다. 타악기와 같은 리드미컬한 연주로 시작해 피아노와 오케스트라가 서로 대화를 주고 받고, 헝가리 애가의 색채와 입체적인 리듬이 특징입니다.
이 외에도 스페인의 민속적 색채를 담은 라벨의 '스페인 랩소디', 쿠바에서 태동한 2박자의 느린 춤곡으로 드뷔시의 '이베리아'와 달리 한층 더 절제되고 균형 잡힌 관능적 분위기의 '하바네라'도 함께 연주됩니다.
죄르지 리게티(1923-2006) 탄생 100주년을 기념한 공연이 열린다. 사진=서울시립교향악단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