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챗GPT' 열풍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으면서 정부도 관련 산업 육성에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특히 지난달 말 윤석열 대통령이 "챗GPT를 정부업무에 활용하라"고 주문한 이후 각 부처의 움직임이 바빠졌습니다. '한국형 챗GPT'를 만들겠다는 목표 아래 전문가 좌담회, 직원 대상 교육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급기야 "보도자료의 제목을 챗GPT가 작성했다"는 문구까지 등장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22일 인공지능(AI) 챗봇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부처 내 활용 방안을 탐색하기 위한 전문가 특강을 진행했습니다. 이번 특강은 대통령 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AI-데이터 분과위원장인 하정우 네이버 인공지능연구소(AI랩) 소장이 진행했는데요. 과기정통부 내 직원을 대상으로 사전 신청을 받은 결과 현장 좌석 허용 인원을 초과하는 높은 관심을 확인, 모든 직원이 수강할 수 있도록 온라인 생중계도 진행했다고 합니다. 우정사업본부, 국립중앙과학관 등 산하기관 직원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했고요.
이날 특강에서는 업무메일, 보도자료, SNS 홍보 문구 작성 등 정부부처 업무에서 활용 가능한 챗GPT 기능을 시연하며 AI 챗봇이 가져올 변화를 체험했다고 합니다. 그래서였을까요? 이날 행사를 알리는 보도자료의 제목인 '과기정통부, 챗GPT 교육과 연구모임으로 정부의 업무 혁신 선도'는 챗GPT가 작성한 것이었다고 합니다.
과기정통부는 챗GPT가 작성한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사진=과기정통부 보도자료 캡처)
직원들을 대상으로 챗GPT 역량 강화교육에 나선 곳은 과기정통부뿐이 아닙니다. 문화체육관광부도 지난 21일 최재붕 성균관대학교 교수를 초방해 디지털 기술의 성장과 사회변화에 따른 문체부의 역할과 문화행정 방향을 고민했습니다. 오는 27일에는 '국민비서' 챗봇 개발업체 솔트룩의 이경일 대표와 함께 챗GPT를 활용한 글쓰기, 제목 설정 등 실제 활용 사례를 탐색합니다.
각 부처들은 이 같은 직원 교육을 실시한 이유로 "최첨단 기술을 업무에 접목해 정책의 품질을 높이기 위함", "변화의 흐름을 재빠르게 낚아챌 수 있는 직원들의 역량 강화에 힘을 기울이려는 것" 등으로 설명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챗GPT를 주시하고 있다는 대통령을 의식한 행보로 보기도 하지만, 글로벌 트렌드에 뒤쳐지지 않기 위한 노력이라고 보기에도 충분합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 22일 인공지능 기업 및 학계 전문가들과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화두가 되고 있는 챗GPT 동향과 정책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과기정통부)
정부는 최근 발표한 '신성장 4.0 전략 로드맵'에서 전국민 AI 일상화, 사람 중심 AI 개발 등의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는데요, 때마침 챗GPT가 화두가 되면서 주도권 확보를 위한 경쟁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계획입니다.
디지털 정책을 주도하는 과기정통부가 가장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신기술을 빠르게 학습해 업무 혁신을 선도하기 위한 연구모임 '스위프트'를 구성하기로 한 것도 그 일환입니다. 챗GPT를 비롯한 AI 챗봇의 효과적인 활용방법과 적용 가능한 업무 분야를 발굴하는 것이 첫 과제가 될 전망입니다.
이종호 장관이 AI 기업·학계 전문가와 챗GPT 동향과 정책 방향을 논의한 데 이어 초거대 AI·AI 일상화 현장 간담회, AI 최고위 전략대화 등을 연이어 개최하며 업계의 목소리를 반영한 챗GPT 대응 정책도 마련할 계획입니다.
문체부는 챗GPT로 형성될 문화 기반 마련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생성형 AI 기술이 가져올 거대한 변화에 필요한 문화적·제도적·산업적 기반을 다지기 위해 △저작권 제도의 개선 △'한국어 잘하는 AI'를 위한 한국어 말뭉치 학습 △콘텐츠 창작과 산업에서의 AI 활용 등 3개 분야의 워킹그룹을 발족합니다. 신생기업부터 대기업에 이르기까지 저작권 문제와 데이터수집 비용을 걱정하지 않고 풍부한 자료를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데 앞장서겠다는 다짐입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