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산자이 더 헤리티지' 조감도. (사진=GS건설)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수도권 곳곳에서 청약 참패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서울 강동구의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아파트)을 비롯해 광명 등 상급지에 위치한 단지들도 분양 한파를 뚫지 못했다.
반면 주변 시세 대비 낮은 분양가로 인식된 단지들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 선전하며 호성적을 받아들었다. 최근 청약시장은 분양가로 성패가 갈리면서 양극화가 짙어지는 모양새다.
3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말 청약을 받은 경기도 광명시 철산동의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는 특별공급을 제외한 930가구 모집에 2196건 청약으로 평균 2.3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9개 타입 중 공급물량이 적은 4개 타입은 1순위 내에서 청약을 마감했지만 나머지는 2순위까지 이어졌다. 앞서 진행한 특별공급의 경우 742가구 공급에 701건만 신청해 41가구가 일반공급으로 이월됐다.
같은 시기 광명시 광명동에서 분양한 '호반써밋 그랜드 에비뉴'도 1.96대 1의 낮은 경쟁률을 보였다. 특공 물량 외 293가구 공급에 576건 신청으로 겨우 모집가구 수를 넘겼다. 2순위 청약에도 전용 39㎡와 49㎡에서 각각 20가구, 17가구가 미달됐다.
광명은 서울과 딱 붙어 있고, 지하철 1·7호선을 통해 바로 서울로 진입할 수 있어 경기도에서도 '준서울'로 여겨지는 곳이다. 이 같은 광명에서 공급된 두 단지의 청약 결과는 예상보다 더 처참하다는 평가다.
광명 집값이 크게 떨어지는 동시에 수도권에서 몇 안 되는 규제지역으로 분류돼 청약 매력도가 반감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난해 광명 아파트값은 부동산원 주간 통계 기준 15.41% 하락하며, 2021년 상승분 15.74%를 그대로 반납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준공한 '광명푸르지오센트베르' 전용면적 84㎡ 입주권은 2021년 9월 최고 12억1050만원에 거래됐으나, 지난해 12월 8억7650만원까지 내려왔다.
전용 84㎡의 분양가가 △철산자이 8억9500만~10억4900만원 △호반써밋 그랜드 에비뉴 8억960만~8억7920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시세 차익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 포레온' 건설현장. (사진=뉴시스)
여기에 광명은 아직 규제지역으로 묶여 있어 청약, 세제, 대출 등에서 제약을 받고 있다. 청약 당시 규제지역은 서울과 경기 광명, 과천, 성남 분당·수정구, 하남뿐이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수요자들은 이자 부담 확대에 가격을 1순위로 고려하고 있는 데다 하락장에서 급할 게 없는 만큼 청약통장을 쓰지 않고 무순위 청약을 기다리거나 다음을 기약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시행사 측에서는 마진을 고려하다 보니 분양가를 낮게 책정하기 어렵다"며 "공급과 수요 간 괴리가 있다"고 부연했다.
이는 서울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초 청약접수를 받은 올림픽파크 포레온은 예상보다 부진한 5.4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반면 같은 강동구의 '강동 헤리티지 자이'는 입지 면에서 떨어지지만 3억원가량 저렴한 분양가 영향으로 53.99대 1을 기록하며 분양 흥행에 성공했다.
이른바 '블루칩' 단지도 분양가와 인근 공급물량 등 국지적 요인이 더해지며 수요층의 호응을 얻지 못한 것이다. 업계는 실수요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옥석가리기 현상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웅식 리얼투데이 리서치연구원은 "대출 금리가 오르면서 분양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며 "입지보다 가격 자체가 저렴한 단지가 선전하거나, 큰 면적보다 중간 면적의 성적이 잘 나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단지에 따라 청약 결과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