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에 전세계 금융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최종 기준금리를 5% 수준으로 끌어올릴지 여부가 CPI 지표에 달려 있다고 해도 무방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역시 이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 수위를 결정할 주요 변수 중 하나로 물가 상승과 미국과의 금리 역전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 노동부는 현지시간으로 오는 10일(현지시간) 10월 CPI를 발표한다. 앞서 지난 9월 미 소비자물가지수는 연준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전년동월대비 8.2% 상승해 시장 전망을 웃돌았다. 특히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는 1982년 8월 이후 최대폭인 6.6% 상승해 이른바 '물가 쇼크'를 안겼다.
시장에서는 10월 미 CPI 상승률과 관련해 9월보다는 소폭 하락한 8%선 내외로 전망하고 있다. 근원 CPI는 전년동월대비 6.5% 수준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근원 CPI의 이 같은 수치는 40년 만의 최대 상승폭을 기록한 9월보다는 소폭 떨어졌지만, 8월 6.3% 보다는 높고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치 2%를 여전히 대폭 상회하는 수준이다.
시장의 최대 관심은 근원 CPI의 흐름이다. 10월 발표에서 근원 CPI가 9월과 비교해 큰 변화가 없으면 인플레이션이 진정되고 있는 것은 아니니 금리를 더 올려야 한다는 판단이 나올 수 있다. 반면 예상보다 큰 폭으로 떨어지면 12월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금리 상승폭도 낮아지면서 금리 인상 속도조절의 신호탄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국은행 역시 이 같은 이유로 미국의 물가 지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은은 오는 24일 금통위를 개최하는 가운데, 현재 물가 안정과 금융 안정 사이를 두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의 물가 지표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폭 결정에 중요 변수 중 하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국제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5%대를 기록 중인 국내 소비자물가가 쉽게 꺾이지 않아 적극적인 인플레이션 대응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내년 세계 경제가 침체 국면에 진입하면서 국내 경제 성장세도 둔화할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최근 레고랜드 사태로 촉발된 자금시장 경색 등 금융 안정도 고민해야 한다.
때문에 시장에서도 이달 한은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상폭을 두고 베이비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25%p 인상)과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p 인상)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앞서 미 연준이 4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p 인상)을 단행한 가운데, 10월 물가 지표마저 시장의 예상을 벗어나면 한은의 빅스텝 단행에 더욱 무게가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미국 기준금리가 5% 이상을 갈 지는 이달 CPI 결과가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국내 역시 근원 물가가 13년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낸 데다, 기대인플레이션도 높아 이달 금통위에서 세 번째 빅스텝이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미국 오클라호마 시티의 한 마트에서 소비자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