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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은 일선 경찰만?…대통령실, 이상민까지 엄호
김대기 "이태원 참사 관련 사의표명 없고, 문책 인사도 건의 안해"
입력 : 2022-11-08 오후 4:34:11
윤석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이태원 참사에 대한 책임이 경찰, 특히 현장 치안을 책임졌던 일선 쪽으로 한정되면서 주무부처 책임자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경질론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이를 꼬리 자르기로 규정하고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상민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에 대한 즉각 파면을 요구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에서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위험에 대비하고 사고를 예방하는 경찰 업무에 대해서는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하다"면서 경찰에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왜 4시간 동안 물끄러미 쳐다만 보고 있었느냐. 현장에 나가 있었잖아. 112 신고 안 들어와도 조치를 했었어야 되는 것 아니냐. 이태원 참사가 제도가 미비해서 생긴 거냐"며 경찰을 크게 질타했다. 윤 대통령은 이와 함께 "엄연히 책임이라고 하는 것은 (책임이)있는 사람한테 딱딱 물어야 하는 것"이라며 "그냥 막연하게 다 책임져라, 그것은 현대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얘기"라고도 했다. 책임론이 이 장관 등 내각으로 확산되는 것에 대한 사실상의 반대였다. 
 
그러자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8일 당 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어제 윤희근 경찰청장을 향해 '이태원 참사 당시 경찰은 왜 4시간 동안 물끄러미 쳐다만 보고 있었느냐'고 호통치듯 험악하게 다그쳤지만, 정작 이는 국민이 윤 대통령에게 묻고 싶은 말"이라고 직격했다. 그는 "'한 놈만 팬다'는 것도 아니고 경찰에만 책임 묻는 게 맞느냐"며 "참사 책임을 경찰 선에서 꼬리 자르려는 것에 더해 경찰 손보기의 기회로 삼으려는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총체적 무능과 부실로 국민을 지키지 못했으면 석고대죄부터 하는 게 상식적 도리이건만, 이렇게 회피하는 후안무치한 정권을 본 적이 없다"며 "총리 경질과 행안부 장관, 경찰청장 즉각 파면 요구는 정치 공세가 아니라 희생자를 향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압박했다. 
 
이상민 장관은 이날 국회 예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당의 거센 사퇴 공세에 "현재 위치에서 제가 할 일을 최선을 다해서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사실상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사고 뒷수습, 다시는 이런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재발방지책(마련)이 더 급선무"라고 했다. 대통령실에서 사퇴 요청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이 장관은 "아직 그런 건 없었다"고 답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8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대통령실 역시 진상규명과 사태수습이 먼저라는 입장이다.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같은 날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태원 참사 관련해 내각과 대통령실 참모진 중 사의를 표명한 사람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또 '윤 대통령에게 문책 인사를 건의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도 "없다"고 답했다. 김 실장은 계속해서 사태 수습에 우선하겠다며 책임자 경질에 따른 '행정 공백'도 우려했다. 1994년 성수대교 붕괴사고 당시 이영덕 국무총리가 사의 표명을 했다는 최기상 민주당 의원의 지적에는 "성수대교 때는 인사청문회 제도가 없어서 장관을 바꾸면 다음에 즉시 또 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장관 바꾸고 경찰청장 바꾸고 서울경찰청장 바꾸면 (시간이 흘러간다). 그러면 또 청문회 열고, 두 달이 또 흘러가고, 행정공백이 또 생기고"라며 "지금 그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지 않냐"고 반문했다. 김 실장은 특히 "매번 사건이 터질 때마다 장관 바꿔라, 청장 바꾸라고 하는 것은 후진적"이라며 "현장 책임자가 판단해줘야 하는 것 아니겠나. 이상민 장관이나 한덕수 국무총리가 어떻게 그 상황을 알겠느냐"고 엄호에 나서기도 했다. 
 
대통령실이 사실상 내각에 대한 경질 요구를 일축하자,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을 중심으로 이 장관만큼은 책임론에서 비켜갈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4선 중진인 윤상현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서 "장관은 정치적·결과적으로 책임을 지는 자리"라며 "나라면 자진 사퇴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장관도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사태 수습 후 늦지 않게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만 국민 앞에 떳떳할 수 있다"고 가세했다. 참사 직후 유승민 전 의원은 이 장관은 물론 부적절한 언행으로 논란을 산 한 총리의 사퇴까지 촉구하고 나섰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치책임은 사법책임과는 달리 행위책임이 아니기 때문에 진상규명과 상관없이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며 이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의 경질을 촉구했다. 홍 시장은 "세월호 참사 때 갓 임명된 주무부처 장관인 해수부장관은 왜 바로 해임되었나. 정치책임을 져야 할 자리에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태원 참사도 마찬가지다. 경찰을 관장하는 업무가 행안부 장관에게 이관된 이상민 장관도 정치책임을 벗어날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습의 명목으로 문책이 늦어지면 야당의 표적이 되어 누더기가 되고 국회는 야당 독무대가 되면서 정부도 흔들리게 될 것"이라며 "당단부단 반수기란'(當斷不斷 反受其亂·응당 풀어야 할 문제를 풀지 않으면 도리어 나중에 화를 입는다)은 이때 쓰는 말"이라고 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임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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