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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낙농가 이어 노조 시위…푸르밀 사태 점입가경
44년 푸르밀 역사상 노조 첫 집회…"정리해고 철회하라"
입력 : 2022-10-26 오후 3:30:58
한국노총 전국화학노동조합연맹(화학노련) 산하 푸르밀 노동조합 노조원들이 26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푸르밀 본사 앞에서 '정리해고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유승호 기자)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푸르밀이 사업 종료와 전직원 해고통보를 선언한 가운데 푸르밀 직속 낙농가에 이어 푸르밀 공장 직원들이 오너 일가를 규탄했다. 이들은 오너일가에게 공개 매각 등 구제방안 마련을 요구하는 한편 정부에는 정확한 진상 조사를 촉구했다.
 
한국노총 전국화학노동조합연맹(화학노련) 산하 푸르밀 노동조합은 26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푸르밀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푸르밀 노조는 푸르밀 임실 공장과 대구 공장 직원들로 구성됐다. 푸르밀 노조가 시위에 나선 건 푸르밀 44년 역사상 처음이다.
 
집회에 참석한 노조원 100여명은 신준호 회장과 신동환 대표 등 푸르밀 오너일가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푸르밀 오너일가의 잘못된 경영으로 인한 실적 악화, 절차를 무시한 일방적인 정리해고 통보 등을 지적했다. 앞서 푸르밀은 지난 17일 전사 메일을 통해 내달 30일을 끝으로 사업 종료하겠다는 공고와 함께 전 직원 정리해고를 통보했다.
 
김성곤 푸르밀 노동조합 위원장이 26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푸르밀 본사 앞에서 열린 한국노총 전국화학노동조합연맹 산하 푸르밀 노동조합 결의대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유승호 기자)
 
김성곤 푸르밀 노동조합위원장은 “전직원에게 상상할 수도 없는 청천병력 같은 정리해고 통보가 날아들었다. 사전 협의도 없었고 자구적인 노력도 없이 비인간적이고 무차별적인 살인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면서 “푸르밀 전직원 360명, 협력업체 50명, 직속농가 25가구 화물 배송기사 100명 등의 모든 가정과 가족들을 파탄 내려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푸르밀 노조에 따르면 푸르밀은 2018년 이전 전문경영인 체제에서는 흑자를 기록했으나 오너일가인 신동환 대표이사가 취임한 2018년 이후부터 실적이 내리막을 걷기 시작했다.
 
실제로 푸르밀은 2018년 15억원의 영업손실을 시작으로 2019년 89억원, 2020년 113억원, 2021년 124억원 등 지속적으로 적자를 냈다. 유가공사업 외에 수익을 창출할만한 신규 사업이 없었기 때문이다. 시대의 변화되는 흐름을 인지하지 못한 오너일가의 안이한 경영방식이 문제였다는 게 푸르밀 노조의 지적이다.
 
김 위원장은 “시대 흐름에 동참하지 못하고 제자리 걸음만 하다 동종업계에 비해 도태되고 뒤쳐지면서 예견된 결과”라면서 “인원 축소, 임금 삭감 등 근로자들이 최선을 다해 노력했건만 오너들은 자기 이익 챙기기에 바빴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고용노동부는 이번 푸르밀 일방적인 정리해고 통보 사태를 면밀히 조사해서 정확한 진상을 밝혀 달라”고 촉구했다.
 
한국노총 전국화학노동조합연맹(화학노련) 산하 푸르밀 노동조합 노조원이 26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푸르밀 본사 앞에서 '정리해고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유승호 기자)
 
이날 집회 현장에는 오너일가의 무책임함을 지적하는 한편 앞으로의 생계를 걱정하는 목소리들이 잇따랐다.
 
푸르밀 전주공장에서 28년간 근무했다는 장병철씨는 “28년 근무하면서 본사 건물을 사진으로만 봤지 실제로는 오늘 처음보는데, 오늘이 마지막으로 볼 것 같다는 그 기분이 뭐라고 말로 표현하기 좀 그렇다”면서 “구조조정이라든지, 회사가 어려우면 좀 노력을 하고 문을 닫는 것하고 그냥 문을 닫는 것하고 다르지 않느냐”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어 푸르밀 대구 공장에서 일하는 한 젊은 근로자는 “공장이 문을 닫으면 앞으로 어디서 돈을 벌어야할지 막막하다”면서 “가족들 생각이 가장 많이 난다”고 했다.
 
이처럼 푸르밀 오너일가의 일방적인 사업종료, 전직원 해고 통보에 직원들은 길거리에 나앉게 됐음에도 현재 오너일가는 별 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김 위원장은 “오너 일가는 뒷전에서 피하지 말고 앞 선에 나서 이번 사태를 해결하라”면서 “(푸르밀 오너일가의) 반복된 회피가 파장을 더 키우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1차 교섭 이후 사측의 추가적인 메시지가 있었냐는 질문에 김 위원장은 “없었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 24일 신 대표와 김 위원장은 푸르밀 본사에서 2시간30분 가량 면담했다. 당시 교섭 내용은 비공개였지만 별다른 진척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푸르밀 노사 2차 교섭은 오는 31일이다.
 
지난 25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푸르밀 본사 앞에서 푸르밀 직속 낙농가들이 집회를 열고 신준호 푸르밀 회장과 신동환 푸르밀 대표 등 오너일가를 규탄하고 있다. (사진=유승호 기자)
 
한편 지난 25일 푸르밀 직속 낙농가들도 서울에 올라와 푸르밀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사업 종료를 통보한 오너일가의 무책임함을 질타했다. 낙농가는 이날 요구조건을 담은 문서를 들고 푸르밀 본사를 방문했지만 신준호 푸르밀 회장과 신동환 푸르밀 대표를 만나지 못했다.
 
이상옥 임실 낙농육우협회장은 “신동환 대표에게 원유 공급 해지에 따른 낙농가 손실 보상 및 원유 기본 쿼터 매수에 관한 면담을 요청했으나 그에 따른 답변을 받지 못했다”며 “이 사태에 무성의하고 책임없는 태도에 참으로 막막하고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오너를 만나야하는 데, 무능한 오너는 뭐가 무서워서 이 자리에 안 나타났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유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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