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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에 떠는 중소건설사…익스포저 부담 확대
전국 미분양 3만가구 넘어…2년2개월만에 최고
입력 : 2022-09-08 오전 7:00:00
서울 시내 도심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전국 미분양 물량이 2년2개월 만에 3만 가구를 넘어서면서 건설업계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금리 인상과 집값 약세 전환으로 아파트를 다 짓고도 팔지 못하는 악성물량까지 늘어나는 등 분양 시장이 위축된 까닭이다. 무엇보다 사상 초유의 부동산 거래 절벽을 맞으며 중소형 건설사의 경우 주택 익스포져(위험노출·exposure)가 커지는 등 재무안정성이 악화할 우려도 나온다.
 
8일 국토교통부와 신용평가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7월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3만1284가구로 전월대비 12.1% 증가했다. 전국 미분양 물량이 3만가구를 돌파한 것은 지난 2020년 5월(3만3894건) 이후 처음이다.
 
미분양 물량 증가 추세는 올해 들어 더욱 뚜렷하다. 실제 7월 서울·경기·인천의 미분양 아파트는 4529가구로 부동산 경기 침체가 본격화된 올해 1월(1325가구)부터 7개월째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2020년 1월(4901건) 이래 2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지방 미분양은 1만6201가구에서 2만6755가구로 급증했다. 여기에 악성 물량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은 전국 7388가구로 전월보다 3.6% 늘었다.
 
금리 인상에 따른 매수 심리 위축으로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분양시장이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건설사의 자금난도 심화되는 모양새다. 통상 분양시장 호황은 건설사의 실적과 직결되는데 금리 상승으로 미분양 주택이 증가하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 주택 익스포져(위험노출)에 대한 우려가 커져서다. 
 
(표=뉴스토마토)
 
특히 대구, 포항, 경주, 광양 등 수급여건이 좋지 않은 지역을 중심으로 미분양부담이 높은 가운데 대형 건설사보다 중소건설사의 손실 완충력이 약한 것으로 나왔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경기도와 부산, 대구, 울산, 전남, 충청, 강원도 등 전체 분양 현장 중 모니터링 대상 지역 비중이 20%를 상회하는 등 현재까지 공개된 대형 건설사 중 미분양 물량이 가장 많은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순차입금(총차입금-현금성자산)이 개별 기준 –9278억원으로 유동성에 대한 우려는 적은 상태다. 이에 반해 KCC건설과 호반산업 등 중소건설사의 경우 모니터링 대상지역 비중이 60%에 달한다. 
 
또한 ‘보수적 시나리오(진행 현장의 예상 손익·공사잔액 45%)’에서 손실 예상 가능금액이 이익규모를 상회하는 것으로 산출됐다.
 
나신평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공사비의 일정비율(보수적 시나리오 60%)을 회수하지 못해 손실이 발생한다고 가정해 보면 KCC건설과 호반산업의 경우 일반 현장 이익(진행 현장의 경우 공사잔액 기준)이 1845억원에 모니터링 대상지역과 분양실적이 저조한 현장 손실(보수적 시나리오 45%)을 추정한 금액은 2485억원으로 손익추정 금액은 –641억원으로 조사됐다.
 
반면 같은 조건으로 현대건설, DL이앤씨, 포스코건설 등 시평 상위 건설사를 계산하면 일반현장 이익이 2조5026억원에 손실 추정금액이 2조1852억원으로 3175억원이 남는다.
(표=나신평)
 
결국 시공능력 중·하위권 건설사(분석대상 회사들 내 기준)의 모니터링 대상 지역 익스포져는 상위권 건설사 대비 낮았지만 손실에 대응 가능한 완충 규모는 상대적으로 열위한 것이다.
 
홍세진 NICE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중견 건설회사는 대형 건설회사 대비 모니터링 대상지역의 익스포져가 과소한 수준이나, 일부 현장에서의 미분양위험 확대가 재무상황에 미치는 영향이 크므로 현장별 분양실적에 대한 집중적인 검토가 요구된다”라고 진단했다.
 
전지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선분양이 대부분인 주택사업 성격상 분양경기 저하는 건설사 실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면서 “한신공영, 아이에스동서 등 위험지역 비중이 높고 주로 자체 사업 비중이 큰 BBB급 건설사들이 높은 익스포저를 보유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자체사업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시행 이익까지 확보할 수 있지만, 재고자산등 운전자금 소요가 크고 분양률 저조시 최대 사업비에 달하는 손실노출이 있다”라며 “장기적으로 주택 사업 수주가 위축될 경우 매출 기반 확보를 위한 공격적 수주로 건설사 사업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평가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역대급 정비사업 수주고를 올리고 있는 건설사들의 경우, 향후 수주 확보보다는 수주잔고의 원활한 사업진행이 가장 큰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백아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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