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가 여야 대치로 파행 운영되고 있는 가운데 피감기관 수장인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논란의 발단은 지난 18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여당 의원들이 보이콧으로 어김없이 '반쪽 운영'됐던 이날의 과방위 전체회의에 이 장관이 참석을 하지 않은 것이다. 당시 이 장관은 '상임위에서 의결되지 않은 사안'이라고 불출석 사유를 밝혔고 과방위 야당 의원들은 '국무위원 및 정부위원 출석 요구의 건'을 의사 일정으로 상정해 그의 출석을 의결했다. 당일 오전 11시30분까지 출석할 것을 요구한 것이다.
그러나 이 장관은 이에도 응하지 않았다. 일부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이 장관은 국회에 대기 중이었으나 몇 차례 전화통화 끝에 발길을 돌렸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비롯한 여당의 압박이 있었다는 얘기가 전해졌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여당의 불참으로 반쪽 운영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후 이 장관은 23일 국회에 제출한 경위서를 통해 "출석 요구 시간까지 많은 고민을 했으나 여야 갈등 등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해 출석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국회 업무 등 겪어보지 못한 낯선 환경과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나온 판단"이라며 "너그러운 양해를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과방위 소속 의원들과도 만나 "앞으로 국회에서 진행되는 일정을 잘 따르겠다"고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같은 약속은 하루 만에 뒤집어졌다. 24일 개최된 전체회의에도 그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당초 예정된 일정이었던 '통신서비스 긴급복구 관련 유관기관 합동모의훈련'에는 국회 관련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한다고 알려놓고 국회에도 출석하지 않았다. 이 날도 이 장관은 국회 인근에서 상황을 보다 참석을 안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과방위 야당 의원들은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과방위 위원장인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심각한 국회에 대한 모독"이라고 일격했고, 조승래 의원은 "상임위가 적극적이면서도 실효적인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상황에서 이 장관은 25일 열린 국민의힘 연찬회에는 등장했다. 해당 행사에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한동훈 법무부 장관 등 각 부처 장·차관들이 두루 참석했고, 오후에는 윤석열 대통령도 자리했다. 과기정통부 측에서는 "다른 부처 장관들도 다 참석해 (행사에) 갔다"고 전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이 25일 열린 국민의힘 연찬회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 의원은 이를 두고 "수업은 빼먹고 동아리만 다니는 불량 학생과 똑같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겁박이 상당했을 것으로 추정되나 본인 약속을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깨는 장관은 자격이 없다"면서 "스스로를 일국 장관이 아닌 국민의힘 전속 강사나 하수인쯤으로 여기지 않는다면 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 일침했다. 야당을 무시한 행동을 넘어 국회를 모독하는 행위라는 얘기다.
한편, 과방위는 현재 이 장관을 '국회에서의 증인·감정 등에 관한 법률(증감법)'에 따라 증인으로 출석하는 안건을 상정한 상태다. 지난 24일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긴급 안건으로 상정된 후 논의를 위해 회의가 일시 중지 됐으며, 긴 숙의 끝에도 의견을 모으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내용은 오는 31일 예정된 의원 워크숍에서 결론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