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의 여야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다. 과방위 야당 의원들은 전체회의 불출석이 거듭되는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등을 증인으로 신청해 출석하게 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이 장관의 불출석 뒤에 여당 의원들의 압박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청래 과방위 위원장은 24일 열린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 안형환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의 증인 출석의 건을 긴급안건으로 상정한다"고 말했다. 출석 시기는 다음달 1일 오전 10시 과방위 전체회의다.
야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은 "국회가 의결을 통해 출석 요청을 했음에도 불출석에 대한 제재 조치를 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며 "실효적이고 강제적인 방법을 찾다가 고민 끝에 증인 출석 요구를 하게 됐다"고 안건 상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증감법)'에 따르면 국정조사뿐 아니라 안건 심의에서도 국회는 증인 참석을 요구할 수 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진행된 전체회의는 긴급 안건이 상정된 직후 숙의를 위해 정회됐다. 오후 4시15분 현재 두 시간 가까이 회의가 중단됐다.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참석하지 않는 가운데 정청래 위원장이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과기정통부 장관이 과방위 전체회의 증인으로 소환되는 보기드문 상황은 지난 18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여당 의원들의 보이콧으로 반쪽 운영된 이날과 마찬가지로 당시에도 파행운영됐다. 이 와중에 이 장관이 불참해 과기정통부 예산 결산안 등의 처리가 어려워졌다. 이에 과방위는 장관의 불출석 사유가 '상임위에서 의결이 되지 않은 사안'이라는 것에 의거, 국무위원 및 정부위원 출석 요구의 건을 의사일정으로 상정해 의결했다. 18일 오전 11시30분까지 출석할 것을 재차 요구했다.
그러나 이 장관은 이에도 응하지 않았다. <세계일보> 등의 보도에 따르면 이 장관은 당일 국회에서 대기하며 과방위 전체회의 참석을 준비 중이었으나 몇 차례 전화통화를 한 뒤 발길을 돌렸다. 이 장관과 연락을 주고 받은 사람 중에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장관은 지난 23일 국회에 제출한 경위서에서 "11시30분 출석 요구 시간까지 많은 고민을 했으나 여야 갈등 등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해 출석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국회 업무 등 겪어보지 못한 낯선 환경과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나온 판단"이라며 "너그러운 양해를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정 위원장은 "본인은 출석하려 했으나 여당의 압박으로 출석하지 못한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며 "이는 심각한 국회에 대한 모독이고 무시일 뿐 아니라 여당 실세 원내대표의 횡포"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 위원장은 "앞서 과기정통부 장관과 상견례 자리에서 과학기술, 정보통신 분야는 논란의 대상도 정쟁의 대상도 아니니 장관 본인도 정쟁에 휘말리지 말라고 당부했다"며 "출석을 할 수 있는 길을 깔아줬음에도 못 나온 것에 권성동 원내대표 등 의원들의 압박만 있었는지, 윗선도 있었는지는 차차 진상을 규명할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그는 "장관을 탓할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