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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만난 BTS "아시아계 혐오 해결 노력할 것"(종합)
백악관 집무실서 미 대통령과 환담…한국 아티스트 최초
입력 : 2022-06-01 오후 4:55:18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아시안 증오범죄에 관해 의견을 나누고 해결방안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소속사 빅히트뮤직에 따르면 BTS 멤버들은 31일 오후 3시(현지시간/한국시간 1일 오전 4시) 백악관 집무실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약 35분간 환담했다. 이번 환담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방탄소년단은 아시아계 대상 혐오범죄와 포용, 최근의 한국 방문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방탄소년단의 이번 방문은 백악관이 '아시아계 미국인·하와이 원주민·태평양 도서 주민(AANHPI) 유산의 달'을 마무리하는 차원에서 방탄소년단을 초청해 성사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의 아시아계 대상 혐오범죄에 관해 언급하며 '증오'라는 화두를 던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선한 사람이 증오에 대해 이야기하고, 얼마나 나쁜 것인지를 이야기하면 증오는 점차 줄어든다"며 "증오는 단지 숨어 버릴 뿐"이라고 했다.
 
또 "사람들은 여러분(방탄소년단)이 말하는 것에 귀를 기울인다. 그리고 여러분이 하는 일은 모든 이들에게 선한 것"이라고 평가하고, "이는 여러분이 가진 (예술적) 재능 때문이 아니라 사람들과 소통하는 메시지 때문으로, 이것이 중요한 점"이라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은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서명 및 발효한 '아시안 증오범죄 방지 법안(COVID-19 HATE CRIMES ACT)'에 대해 감사를 표하며,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한 혐오범죄의 해결책을 찾는 데 저희도 조그만 노력이라도 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화답했다. 
 
환담을 마치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방탄소년단에게 대통령 기념주화를 선물했다.  
 
5월 3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방탄소년단(BTS) 멤버들이 연설을 하고 있다. 이날 BTS 멤버들은 백악관에서 아시아계 증오 범죄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조 바이든 대통령과 면담을 했다. 사진=빅히트뮤직
 
이날 BTS 멤버들은 바이든 대통령과 만남에 앞서 기자실을 방문했다. 각각 돌아가며 마이크를 잡고 아시아계 증오 범죄에 대한 입장을 한국어로 밝혔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한국에서 온 특별한 손님을 환영하게 되어 기쁘다. 이들은 '그래미 어워드' 수상 후보에 오른 세계적 아이콘일 뿐 아니라 존중과 긍정 메시지를 전하는 젊은 앰배서더"라고 멤버들을 소개했다. 
 
RM은 "오늘 백악관에 초청받아 아시아계 대상 혐오범죄, 아시아계 포용, 그리고 다양성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갖게 돼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진은 "오늘은 'AANHPI Heritage Month(아시아계 미국인 및 하와이·태평양 도서 원주민 유산의 달)'의 마지막 날이다. 저희는 AANHPI 커뮤니티와 뜻을 함께하고, 기념하기 위해 백악관에 왔다"고 방문 목적을 밝혔고, 지민은 "최근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한 많은 증오 범죄에 놀랐고, 마음이 안 좋았는데 이런 일이 근절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오늘 이 자리에서 목소리를 내려고 한다"라고 전했다. 
 
제이홉은 "저희의 음악을 사랑해 주시는, 다양한 국적, 언어, 문화를 가진 저희의 팬, 아미 여러분이 계셨기에 저희가 오늘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하고, 정말 감사하다"라고 전 세계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고, 정국은 "한국인의 음악이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를 넘어 전 세계 많은 분들께 닿을 수 있다는 게 아직도 신기하다. 이 모든 것을 연결해 주는 음악이라는 것은 참으로 훌륭한 매개체"라고 설명했다. 
 
슈가는 "나와 다르다고 그것은 잘못된 일이 아니다. '옳고 그름'이 아닌 '다름을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평등'은 시작된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뷔는 "우리는 모두 각자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오늘, 한 사람 한 사람이 의미 있는 존재로서 서로 존중하고 이해하기 위한 또 한 걸음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RM은 영어로 "중요한 문제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고, 우리가 아티스트로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할 기회를 만들어 주신 바이든 대통령과 백악관에 감사드린다"라고 말하며 인사를 마쳤다. 
 
5월31일(현지시간) BTS 멤버들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손가락 하트를 그리며 촬영을 하고 있다. BTS는 이날 백악관에서 아시아계 증오 범죄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조 바이든 대통령과 면담을 했다. 사진=백악관
 
검은 정장 차림에 넥타이를 착용한 이들은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의 안내로 기자실에 입장한 뒤 준비한 입장을 발표했다. 별도의 질의응답은 하지 않고 인사 후 곧바로 퇴장했다.
 
미국에서 아시아계 증오범죄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더 심각한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그간 BTS는 아시안 증오범죄를 포함해 인종차별 문제에 목소리를 내왔다. 백악관으로서는 최근 미국에서 인종 증오범죄, 특히 아시아계 대상 무차별 혐오범죄 및 차별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BTS의 메시지를 통해 경각심을 더 고취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BTS는 지난해 3월 애틀랜타에서 한인 여성 4명 등 총 8명의 아시아계 목숨을 앗아간 총격 사건에 대해 유가족에 위로를 전하며 인종차별과 폭력에 반대하는 입장문을 낸 바 있다.
 
지난해 11월 LA 소파이 스타디움 공연 당시 현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RM은 아시안 혐오와 관련 "외국에서 활동하면서 많은 장벽을 느꼈다. 명확히 보이는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다"며 "목소리를 낼 수 있으면 내겠다.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5월31일(현지시간) BTS 멤버들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회동 직전 아시아계 증오 범죄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인종 문제 외에도 멤버들은 다양한 국제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며 '선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2020년 '다이너마이트'로 시작해 2021년 '버터', '퍼미션투댄스'까지 영어곡들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위로의 메시지를 세계에 던졌다.
 
지난해 9월 미국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열린 지속가능발전목표 고위급 회의(SDG 모멘트) 행사에는 '미래세대와 문화를 위한 대통령 특별사절'이자 세계 청년대표 자격으로 유엔 회의에 참석했다. 당시 이들은 "지금 청년들은 변화에 겁먹기보다는 '웰컴'이라고 말하며 앞으로 걸어 나가는 세대"라며 코로나19로 지친 동세대들을 위한 메시지를 던졌다.
 
코로나 사태 전에는 유니세프와 세계에 희망을 전하는 '러브 마이셀프(Love Myself)' 캠페인을 진행하고,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M·Black Lives Matter)' 캠페인에 참여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BTS의 방문으로 백악관 유튜브 생중계 채널에는 BTS 등장 전부터 동시 접속자가 7만명이 넘었고, BTS 등장 후엔 30만명을 가볍게 넘기기도 했다.
 
31일(현지시간) 미국 '아시아·하와이 원주민·태평양 제도 주민(AANHPI) 유산의 달' 마지막 날인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면담에 앞서 기자실에 들어선 BTS의 발언을 듣기 위해 현지 취재진이 몰려 있다. 사진=AP/뉴시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백악관 내외부가 BTS 팬으로 가득찬 상황을 자세히 보도했다. 가디언은 "백악관 브리핑룸이 '리얼리티 TV쇼 스타'(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가 대통령이 된 이후 가장 많은 사람으로 가득 찼다"고 했다. 실제로 이날 브리핑룸에는 고정석 49개에 앉은 기자들 외에도 100여명의 기자가 더 들어와 BTS를 기다렸다. 이들은 BTS가 등장하자 일제히 휴대폰을 꺼내 BTS의 모습을 촬영하기도 했다.
 
영국 BBC는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미국 백악관 방문에 대해 "BTS가 백악관에 한류를 몰고 왔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백악관 외부에도 수백명의 방탄소년단(BTS) 팬들이 몰려 들었다.
 
5월 3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앞에 방탄소년단(BTS) 팬들이 몰려 들었다. BTS는 이날 백악관에서 아시아계 증오 범죄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조 바이든 대통령과 면담을 했다. 사진=AP/뉴시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권익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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