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전기자전거답지 않은 ‘미모’가 알톤 코디악 24S의 첫인상이다. 무광 베이지 색상에 카키 한 방울을 떨어뜨린 것 같은 은은한 뉴트럴 컬러가 클래식한 감성을 자아냈다. 배터리는 어디에 있는지 찾아야 할 정도로 감쪽같이 프레임에 내장돼 일체감을 높였다. 전기자전거 특유의 투박함을 없앤 덕분에 벚꽃이 만개한 풍경과도 제법 어울렸다.
알톤 전지자전거 코디악 24S 모습. (사진=변소인 기자)
카카오T바이크 이후 전기자전거를 처음 접한 터라 코디악 24S를 받아들자마자 ‘무거움’이 가장 큰 핸디캡으로 다가왔다. 10kg 정도의 하이브리드 자전거를 타는 기자에게 21kg이 넘는 코디악 24S는 처음엔 다루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무거운 만큼 대용량 배터리가 며칠간의 주행 내내 안정감을 선사했다. 평소 배터리가 소모되는 것을 꺼려해 스마트폰으로 음악도 거의 듣지 않는 기자에게 대용량 배터리는 이내 큰 장점이 됐다. 코디악 24S는 전작 대비 배터리 용량이 더 늘었다. 2021년형은 16.5Ah였지만 올해는 17.5Ah다.
코디악 24S는 승하차가 편한 스텝스루 방식의 프레임을 사용해 원피스를 입고도 무난하게 탈 수 있었다. 치마를 입으면 자전거에 올라타고 내릴 때 불편을 겪는데 다리를 높이 들 필요가 없는 스텝스루 방식이어서 품위를 유지한 채 승하차가 가능했다. 특히 스로틀을 사용하면 바퀴를 굴릴 필요 없이 오토바이나 킥보드를 타듯이 가만히 앉아서 주행을 할 수 있어서 편리했다. 대개 스로틀은 배터리 소모량이 큰데 대용량 배터리는 그마저도 감당해냈다.
알톤 전지자전거 코디악 24S를 주차한 모습. (사진=변소인 기자)
대세가 된 유압식 디스크 브레이크 사용으로 급정거할 때 적은 힘으로도 빠르게 속도를 낮출 수 있었다. 전기자전거가 익숙지 않아 코너링 시 막연한 공포가 있었는데 가장 낮은 속도로 변경해 코너링하고 브레이크까지 사용하면 문제없이 주행이 가능했다.
운동, 나들이, 이동 수단이라는 각기 다른 목적으로 코디악 24S를 이용했는데 세 가지 목적을 모두 달성했다. 규제에 따라 시속 25km 이상 주행 시 자동으로 전원이 차단되지만 동력으로 페달을 더 밟으니 시속 30km 정도까지는 쉽게 올릴 수 있었다. 속도가 빠른 고가 로드자전거와 함께 달려도 크게 처지거나 민폐를 끼치지 않았다.
땀을 흘리기 싫은 나들이에는 스로틀과 페달을 번갈아 사용해 편안하게 주행하며 꽃나무를 감상했고, 이동수단으로 이용할 때는 배드민턴을 한참 치고난 뒤 녹초가 돼도 자전거의 조력으로 가뿐하게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오르막에서 힘이 덜 들게 하는 전기자전거 특유의 쾌감도 만끽했다.
알톤 전지자전거 코디악 24S의 LCD 모습. (사진=변소인 기자)
24인치의 두터운 바퀴와 선투어 XCT 서스펜션 포크가 장착돼 승차감도 우수했다. 평소 하이브리드 자전거 주행 시 도로의 흠이나 고르지 못한 노면을 요리조리 피해 달렸는데 코디악 24S는 이런 노면에서도 편안한 승차감을 선사했다. 업그레이드된 승차감을 실감나게 체감하기 위해 일부러 울퉁불퉁한 도로를 찾아다니기까지 했다.
다만 오래 주행할 경우 핸들까지의 거리가 멀어 피로감이 느껴졌다. 속도를 내지 않고 싶을 땐 핸들과 몸 사이 간격과 높이를 조정해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주행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배터리 탈착법과 충전법을 익혀뒀지만 며칠 사용하는 동안 충전은 필요 없었다. 시간에 따른 자연 방전도 전혀 없어 배터리 존재를 잊고 주행을 즐겼다. 사람이 많은 도로에서는 무거운 자전거를 끄는 것이 힘에 부쳤는데 자전거를 반납하고 나서야 시속 5km의 워킹모드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속도 조절하는 버튼을 길게 누르면 플래시를 켤 수 있고 워킹모드도 사용가능하니 구매자 가운데 부디 모르는 이들이 없길 바란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