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식당과 카페 자영업자의 손실에 이목이 집중돼 있는 가운데, 취미 영역의 서비스 및 재화를 다루는 자영업자들은 고독한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요식업 분야는 영업제한 해제 이후 더디지만 예전으로 돌아갈 기미가 보이는 반면, 취미 영역은 회복의 속도가 더디다. 특히 고령자들이 즐기는 취미인 색소폰의 경우 악기 판매상, 학원 모두 아직은 차디찬 겨울이다.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낙원상가 내 한 가게 모습. (사진=변소인 기자)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낙원상가를 찾았다. 기타를 판매하는 상점의 경우 분주하게 배송 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이었지만 입으로 부는 관악기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상점은 대체로 조용한 분위기였다.
특히 색소폰은 주로 중장년층이 즐겨 찾는 악기인 탓에 코로나19로 직격타로 맞았다. 게다가 색소폰의 경우 전공생보다는 취미가 90%에 달할 정도로 취미의 비중이 높다. 입을 사용하기 때문에 마스크를 쓸 수 없어 비말로 인한 감염 우려가 높다. 영업제한이 풀렸다 해도 취미생활이 감염 상황으로 이어지는 것을 꺼려하는 분위기는 아직도 남아있다.
낙원상가에서 색소폰 가게를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매출 변화에 대해 묻자 “나이 드신 분들이 아무래도 색소폰을 많이 부니까 매출 변화는 멀었다. 젊은 사람들이 하는 악기와는 차이가 난다”고 단언했다. 이 자영업자는 “그나마 이제는 공연을 시작해서 분위기가 나아지길 기다리고 있다”며 “여름은 지나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성인 대상 관련 학원시장도 마찬가지다. 국내 고령자 수가 늘고 이들의 취미로 색소폰이 각광을 받으면서 연습실과 학원이 우후죽순 생겨났지만 코로나19 여파를 버티지 못하고 많은 곳들이 문을 닫았다.
지난해 7월 색소폰학원을 개업했다는 한 자영업자는 코로나19가 이렇게 오래 갈 줄 몰랐다는 표정이었다. 이 자영업자는 “마스크를 쓰고 할 수 있는 악기가 아니다보니까 코로나19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코로나19 기간 동안 색소폰 학원이 부동산 매물로 많이 나온 것이 이를 방증해 준다”고 설명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관악기 연주용 마스크가 판매되고 있지만 입이 뚫려있어 비말이 튀는 것을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 자영업자는 “관악기는 호흡이 악기를 타고 나가야하기 때문에 악기용 마스크도 별 소용이 없다”며 “다른 악기에 비해 코로나19에 확진되면 타격이 더 큰 편”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낙원상가 간판 모습. (사진=변소인 기자)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