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정부의 대출 규제 등으로 내국인 부동산 거래가 위축된 가운데 외국인 집주인은 여전히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 사각지대를 이용해 부동산 쇼핑에 나선 것이다.
19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확정일자를 받은 외국인 임대인은 모두 4124명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임대인수는 지난해 1분기(2992명)에 견줘 37.83%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내국인 임대인수가 66만1795명으로 9.02% 증가에 그쳤다.
눈에 띄는 점은 외국인 집주인 증가세가 가파르다는 것이다. 최근 3년간 임대인 현황을 보면 외국인 임대인은 2019년 1만108명에서 2020년 1만1147명으로 10.3% 급증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9.7% 늘었다. 특히 작년 확정일자를 받은 부동산 중 외국인이 임대인인 경우는 1만2234건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반면 확정일자를 받은 내국인은 2020년 5.05%, 2021년에는 전년대비 1.4% 늘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등이 겹치며 주택을 중심으로 거래절벽이 이어졌지만 외국인의 경우 내국인에게 적용되는 대출이나 세금 등 부동산 규제에서 사실상 벗어나 있다는 측면에서 사각 지대를 노린 부동산 투자가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현행법상 국내 부동산을 취득하려는 외국인은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신고만으로 취득 허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역별 확정일자 부여 외국인 임대인 추이. (출처=법원 등기정보광장)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외국인 건축물 거래량은 1월 1138건, 2월 1157건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외국인 건축물 거래량은 2만1033건으로 2006년 통계 작성 이래 두 번째로 높은 숫자를 기록했다. 건축물 거래량은 사상 최대를 기록한 전년(2만1048건)과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 2017년부터 작년까지 외국인이 취득한 국내 집합건물은 6만6069건으로 연평균 1만3213건에 달한다.
문제는 각종 부동산 규제에서 외국인이 비켜나 있다는 점에서 매매 가격을 상향 조정하는 등 시장 혼란과 역차별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에는 중국인이 89억원짜리 국내 고가 주택을 100% 대출로 사들이는 경우도 나왔다.
한편 시장에서는 새 정부가 외국인 주택 거래 관련 규제에 칼을 빼들며 유명무실했던 외국인 부동산 투자 규제에 탄력이 붙을지 관심이다.
현재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국민 거주권 보호와 공정성 제고를 위해 다주택자 외국인 주택거래에 대한 검증을 강화할 방침이다. 특히 외국인의 투기성 부동산 취득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지역별, 용도별, 유형별 보유현황에 대한 데이터 구축을 통해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외국인의 탈루 여부와 취득자금 출처 등을 검증할 계획이다.
인수위는 "탈루 혐의가 짙은 투기성 거래에 대해 내국인과 동일하게 무차별 원칙에 따라 조사를 강화하는 등 불공정 탈세에 더욱 엄정하게 대응해 부동산 시장의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