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대장동 개발 사업 진행 과정에서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에게 뇌물을 받고 특혜를 제공해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곽상도 전 국회의원의 재판에 정영학 회계사가 증인으로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이준철)는 13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곽 전 의원과 특정경제범죄처벌법상 혐의를 받는 김씨,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남욱 변호사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재판부는 검찰과 변호인의 의견을 청취한 후 오는 27일 정 회계사를 시작으로 매주 수요일에 증인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당초 재판부는 오는 20일부터 증인신문을 시작하려 했다. 그러나 김씨 측 변호인이 이미 진행 중인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 재판을 일주일에 두번씩 하루종일 하는 등 재판을 준비할 시간이 부족해 방어권 행사가 제대로 되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하자 재판부는 재판 일정을 한 주 미뤘다.
정 회계사는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사건의 ‘스모킹건’으로 꼽히는 녹취록을 검찰에 제출한 인물이다. 소위 ‘정영학 녹취록’은 지난 2019년~2020년 사이 김씨와의 대화를 녹음한 파일이다. 정 회계사가 핵심증인으로 꼽히는 만큼 검찰과 곽 전 의원 등의 치열한 공방이 예고되지만, 정 회계사가 대장동 사업 특혜 의혹 사건에서 특경가법상 배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어 구체적 증언이 얼마나 나올지는 미지수다.
재판부는 검찰과 변호인들에게 정 회계사의 증인신문 과정에서 별도 진행되는 기존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재판의 내용과 관련된 질의는 부적절하다며, 주신문과 반대신문시 이를 인지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재판에서 곽 전 의원은 앞선 공판준비기일 때와 마찬가지로 발언 기회를 얻어 검찰의 공소사실이 근거 없는 허위라고 주장했다. 그는 "아들 계좌를 추적한 자료를 보면 제가 관여한 것은 단 한푼도 없다”며 “이 내용(성과급 등 명목으로 받은 50억원)은 제가 전혀 모른다”고 말했다.
또 “검찰 공소사실은 검찰이 조사한 증거와 배치되거나 각색됐다”며 “성남의뜰 컨소시엄이 와해되거나 누군가 제동을 건 사실이 없기 때문에 잔류하도록 부탁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할 이유도 없고, 누구에게 영향력을 행사해야 했는지도 알 길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가 왜 구속돼서 이렇게 재판을 받아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한숨 쉬었다.
곽 전 의원은 지난 2015년 대장동 개발 사업에 참여한 화천대유가 하나은행과 컨소시엄을 꾸리는 데 도움을 준 대가로, 화천대유에서 근무한 아들 병채 씨를 통해 퇴직금 등 명목의 50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아 재판에 넘겨졌다. 뿐만 아니라 곽 전 의원은 남 변호사에게 2016년 20대 총선을 전후로 불법 정치자금 50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배임 혐의를 받고 있는 정영학 회계사가 지난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1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