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촬영이 끝난 지 무려 5년 만에 개봉하게 된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고 이달 개봉을 앞두고 제작 보고회를 열었다. 주연 배우인 오달수의 미투 파문으로 무기한 연기됐던 이 영화가 드디어 극장 개봉을 앞둔 것이다. 하지만 이날 오달수는 여전히 부담 때문인 듯 현장에 참석하지 않았다.
7일 오전 온라인으로 열린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제작보고회에는 연출을 맡은 김지훈 감독과 배우 설경구 천우희 고창석이 참석했다.
일본의 동명 연극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스스로 몸을 던져 극단적 선택을 실행한 한 학생이 남긴 편지에 적힌 4명의 이름 즉 자신을 괴롭힌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들의 부모들이 사건 자체를 은폐하려는 시도를 그린다. 어른들의 추악한 민 낯이 고발된 작품이다.
연출을 맡은 김지훈 감독은 “학교 폭력에 대한 얘기다”면서 “우린 피해자 중심에서 가해자 중심으로 서사를 틀었다”고 전했다. 제목에 대해선 “10년 전 우연히 이 연극을 봤다. 그리고 제목이 너무 놀라웠던 기억이 남아 있다”면서 “분노를 표출하는 방식을 원작자가 제목으로 너무 잘 표현했다고 생각했다. 제목을 바꾸잔 의견도 있지만, 분노와 이 영화 함의를 충실히 표현했다 생각했기에 그대로 밀고 나갔다”고 덧붙였다.
사건을 은폐하려는 부모들 가운데 한 명을 연기한 설경구는 “영화 제목이 너무 강렬했다”면서 “나 역시 분노와 안타까움을 느꼈다. 이런 얘기는 건드려지고 소개가 돼 많은 분들이 공감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사건의 진실을 밝히려는 담임 교사를 연기한 천우희는 “원작 연극을 예전에 봤었다”면서 “이 작품을 하기 전에는 낭독 공연도 봤었다. 너무 흥미로웠다. 연극으로 보이는 것과 영상으로 보이는 건 또 달라서 어떻게 표현될지 지금도 궁금하다”고 말했다. 사실 천우희는 이 작품을 처음에는 고사했었다. 그는 “원작 연극 팬으로서 그 느낌을 혼자 간직하고 싶었다”면서 “하지만 내 번호를 어떻게 알았는지 설경구 고창석 선배가 직접 연락을 해주셨다. 같이 하고 싶다고 절 설득해 주셨다. 지금은 이 작품 안 했으면 정말 후회했을 것이란 생각만 든다”고 웃었다.
사건을 은폐하려는 또 다른 부모로 등장한 고창석은 5년 만에 개봉하는 이 영화에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그는 “이 영화가 그대로 사라질까 봐 가슴 졸였다”면서 “이 영화 자체가 외면 받아선 안 되는 얘기를 다루고 있다. 많은 관객과 만나야 한다. 감격스러운 느낌이 크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배우이기 전 아이들의 아빠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나였다면 다른 선택을 했을까. 그런 물음에 자신이 없어지기도 하더라”면서 “영화를 찍으면서 다시 한 번 날 확인해 보고 싶었다. 혼란스럽지만 뜻깊게 작업했다”고 전했다.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2017년 8월 모든 촬영을 끝마쳤지만 이듬해 초 출연 배우 중 한 명인 오달수의 ‘미투 폭로’가 이어지면서 무기한 개봉이 연기된 상태였다. 그 사이에 투자와 배급을 맡았던 폭스 인터내셔널 코리아가 국내 사업을 철수하면서 이 영화의 배급권은 신세계 그룹이 설립한 종합 콘텐츠 회사 마인드마크가 맡게 됐다.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오는 27일 개봉한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