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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제동…신구 권력 정면충돌
"이전 계획 무리, 당선인 측에 우려 전할 것…예비비 국무회의 상정도 어려울 것"
입력 : 2022-03-21 오후 5:43:32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윤석열 당선인(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신구 권력의 정면충돌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사실상 제1공약이 돼 버린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청와대가 제동을 걸고 나섰다. 정국 냉각은 물론 정부 인수인계 과정도 순탄하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청와대는 21일 윤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을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겠다고 발표한 데 대해 "새정부 출범까지 얼마 남지 않은 촉박한 시일 안에 국방부, 합참, 대통령 집무실과 비서실 등 보좌기구, 경호처 등을 이전한다는 계획은 무리한 면이 있어 보인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당선인 측과 인수위에 이런 우려를 전할 것"이라고 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확대관계장관회의 결과 브리핑을 전하면서 "한반도 안보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며 "준비되지 않은 국방부와 합참의 갑작스러운 이전과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 이전은 안보 공백과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수석은 "시간에 쫓겨야 할 급박한 사정이 있지 않다면 국방부, 합참, 청와대 모두 더 준비된 가운데 이전을 추진하는 게 순리"라며 "정부는 당선인 측과 인수위에 이런 우려를 전하고 필요한 협의를 충분히 거쳐 최종 입장을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임기가 끝나는 마지막 날 밤 12시까지 국가 안보와 군 통수는 현 대통령의 내려놓을 수 없는 책무"라고 강조하며 흔들림 없는 의지를 윤 당선인 측에 전했다. 앞서 윤 당선인이 문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과 공공기관 인사협의를 요청할 것으로 전해지자 "사면과 인사권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고 말한 것과 맥락이 같다. 
 
오는 22일 예정된 국무회의에서 집무실 이전과 관련한 예비비 편성 논의도 사실상 어려워졌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예비비 국무회의 상정은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전 비용에 대해 윤 당선인이 496억원을 제시한 가운데 국방부는 5000억원 이상, 민주당은 1조원 이상을 주장하며 큰 이견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법적 근거가 미비해 예비비 충당 외에는 방법이 없다. 청와대가 이 점을 노려 이전 자체를 막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분석이다. 
 
앞서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인수위법 7조에 보면 인수위 업무에 따른 것뿐만이 아니라 관계부처에 협조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돼 있다"며 "내일 국무회의에 상정될 것으로 안다. (용산 국방부로의 이전을 주도한)윤한홍 의원과 김용현 전 합참 작전본부장이 현 정부와 조율한 것으로 안다"고 말한 것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김 대변인은 또 "국방부의 연내 이전, 청와대의 협조 가능성은 특별한 돌출 변수가 생기지 않을 거란 가정 하에 상호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청와대 입장이 전해지자 인수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대응 방안을 모색 중인 가운데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먼저 구두 논평을 내놨다. 그는 "갑자기 "이전 계획은 무리"라며 "제동을 걸고 나선 의도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이어 "국민과 더욱 가까이서 소통하겠다는 새정부의 결단과 계획을 응원해주지는 못할 망정, 예비비 편성부터 못해주겠다는 발상은 옳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또 "청와대가 이야기한 안보 공백의 문제는 이미 충분한 검토를 했으며, 윤 당선인이 국민 앞에 직접 설명한 바 있다"며 "더 이상 지체 말고 즉각 국무회의에 예비비 편성안을 상정하고 새 정부의 행보에 협력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의 회동에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날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과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두 사람의 회동에 앞서 의제 조율을 위한 만남을 가졌다. 앞서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지난 16일 청와대에서 배석자 없이 오찬 회동을 할 예정이었다. 대선 이후 첫 회동인 까닭에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됐다. 그러나 회동 당일 오전, 일정이 전격 취소되며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이 수석과 장 실장이 각각의 채널로 나서 의제를 사전 조율했으나,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을 비롯해 공공기관 인사 사전협의 등에 대해 이견을 보이면서 회동이 무산된 것으로 파악됐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임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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