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미국이 통화정책 정상화에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서 국내 가계대출 추가 이자 부담에 대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우리나라가 미국 금리 인상 기조를 따라갈 경우, 연 40조원에 가까운 추가 이자 부담이 생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를 가구당으로 환산하면 금융기관에 빚이 있는 가계는 연 340만원씩 이자를 더 내야 한다는 뜻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방기금 목표금리를 3년3개월 만에 0.00∼0.25%에서 0.25∼0.5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와 함께 올해 남은 6차례 FOMC에서도 매번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이렇게 되면 미국의 기준금리는 올해 말 1.75~2.00%로 올라선다. 매회 기준금리가 0.25%p씩 인상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1년 만에 기준금리가 1.75%포인트 오르는 셈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0.5%p를 올리는 '빅스텝'을 밟을 여지도 남겨뒀다.
미국의 급격한 긴축 행보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나라도 현재 연 1.25%인 기준금리를 올해 대폭 올려야 할 압력이 커졌다. 이번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는 0.75~1.00%p로 좁혀졌다. 한국의 기준금리가 1.25%로 유지되는 상황에서 미국이 올해 말까지 기준금리를 6차례 추가 인상하면 미국의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0.50~0.75%p 높은 상태로 역전된다.
한국의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어느 정도 높지 않으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유출 등의 우려가 있다. 때문에 한국은행은 기준금리 인상을 서두를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에서는 미국 금리 인상으로 원화가치 하락도 예상돼 적어도 0.5%p 이상의 기준금리 격차를 유지해야 한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금리 인상이 가속화할 경우 지난해 말 기준으로 1862조원에 달하는 국내 가계부채는 금리 태풍의 영향권에 놓인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를 따라갈 경우 연간 가계대출 이자 부담 증가액은 연 39조7000억원으로 추산됐다. 빚이 있는 가구라면 연간 340만원씩 이자를 더 내야 한다는 의미다. 이는 우리나라 단기 국채금리가 미국 적정 금리 상승폭인 2.04%p만큼 올라가면 가계대출 금리가 2.26%p 상승하는 것을 가정하고 산출했다.
다만 향후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에는 경기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올 하반기로 갈수록 글로벌 경기둔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시장에서는 미국도 공격적 금리 인상에 나서기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준금리의 경우 2번 정도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금리 인상기 차주들의 이자 부담은 늘 것이므로 추후 상환 여력 등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지난 16일(현지시간)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3년3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p 인상했다. 사진은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