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서민·취약계층이 늘면서 이들을 상대로 한 불법 금융행위가 갈수록 늘고 있다. 특히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가 한층 강화되면서 제도권 금융 밖으로 밀려나고 있는 중·저신용자들도 증가하고 있다. 고도로 지능화되고 있는 불법사금융 근절을 위해 범정부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는 지난 2020년 마련한 불법사금융 대응체계에 따라 강도 높은 단속과 함께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불법사금융 피해신고센터에 접수된 총 신고·상담건수는 12만8538건으로 전년보다 1만2916건(11.2%) 늘었다. 이중 불법사금융·보이스피싱과 유사수신 신고·상담건수는 6만208건에 달한다. 전년과 비교하면 58.8%이나 급증했다. 2015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서민·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보이스피싱·불법대출 행위가 늘었기 때문이다. 예방 성격의 신고·상담이 증가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보이스피싱이 전년보다 60.7%나 급증한 5만2165건에 달했다. 주로 정책자금 대출을 빙자해 자금을 편취하는 대출 사기형 보이스피싱 관련 신고·상담이 87.7%나 증가했다. 불법사금융은 7351건으로 전년보다 47.4% 늘었다.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을 대상으로 한 최고금리 초과·중개 수수료 위반에 대한 신고·상담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유사수신은 692건으로 전년보다 43.6% 늘었는데, 고수익 추구 심리를 악용한 FX마진 거래·가상자산 등을 매개로 한 관련 피해가 많았다.
불법사금융의 확산은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영향도 있다. 금융당국의 고강도 대출 규제와 최고금리 인하로 인해 서민·취약계층이 제도권 금융기관을 통한 대출이 어려워지면서 불법사금융에 노출됐다는 설명이다. 실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받은 '불법사금융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11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금감원이 전국 만 20세 이상 성인 1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불법사금융을 한 번이라도 이용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12.6%에 달했다. 모수 추정치로 치면 511만명의 국민이 대부업이나 미등록 대부업을 이용한 셈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3월 대부업법 시행령을 개정하며 법정최고금리를 연 24%에서 20%로 내렸다. 같은해 7월부터 인하된 최고금리가 적용됐지만, 여전히 폭리를 취하는 불법사금융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규제로 인해 제도권 금융기관 이용이 어려운 서민·취약계층이 늘면서 불법사금융 피해가 증가했다.
정부는 불법사금융 확산 우려에 선제적·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2020년 6월 마련한 '불법사금융 근절방안'에 따라 범부처 공조를 통해 강도 높은 일제단속을 실시하고 단계별 중점 추진사항을 마련했다. 예방·차단→단속·처벌→피해구제→경각심제고 등 전 단계에 걸쳐 불법사금융 제도개선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관별 특별근절기간 운영 실적 및 대부업권 등 저신용 대출시장 상황을 매월 점검하고 있으며 불법사금융 근절을 위한 제도개선 국회 입법절차를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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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