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훗날 최고의 안주거리가 될 역사적인 공연에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또 다시 기립해서 함성 지르고 다시 만나게 되는 날까지 기다리겠습니다."(RM)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10일 오후 7시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연 콘서트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서울(PERMISSION TO DANCE ON STAGE-SEOUL)'은 코로나 팬데믹 시기를 관통한 멤버들, 그리고 아미 간 연대를 재차 확인한 자리였다.
이날 공연은 방탄소년단이 서울에서 2년5개월 만에 개최한 대면 콘서트다. 운집 인원은 약 1만5000명. 코로나 사태 이후 국내 최대 규모로, 업계에선 '포스트 팬데믹 시대'를 여는 대중음악 콘서트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1~12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선보인 방식과 대체로 전체적인 구성은 비슷했다. 멤버 진은 이에 대해 "미국(LA)에서 진행했던 큐시트를 바꿔볼까 여러차례 회의도 고민도 많이 했었다. 하지만 많은 한국 아미들이 당시 공연을 현장에서 못 느끼고 지나가면 아쉬울 것 같아 비슷하게 준비했다"고 밝혔다.
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 - SEOUL. 사진제공=빅히트뮤직
LA 공연 때처럼 팬데믹 기간 대면으로 선보이지 못한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 : 7(MAP OF THE SOUL : 7)' 수록곡들을 상당 부분 포함시켰다. 팬데믹 기간 동안 발표한 '버터(Butter)', '다이너마이트(Dynamite)',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 등 영어 히트곡들은 대체로 후반부 배치됐다.
'온(ON)'과 함께 본격적인 축제의 막이 올랐다. 일곱 멤버가 '칼군무(각 잡힌 군무)'를 선보이며 좌중을 압도하자 장내에는 아미밤(응원봉)이 발하는 보랏빛 물결과 박수 소리로 일렁였다. 달궈진 콘서트 분위기는 '불타오르네', '쩔어'로 이어졌다.
'리듬 탈 준비 됐어요?'라고 묻는 멤버들을 향해 팬들은 아미밤(응원봉)을 높이 들어 화답했다. RM은 "여러분이 객석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이 달라졌다는 생각이 든다"며 "우리가 언제 박수로만 하는 콘서트를 해보겠나. 역사에 남을 콘서트일 것"이라고 했다. 슈가는 "함성을 지르지 못해 아쉬운 점도 있겠지만 우리가 2년 반 만에 이렇게 함께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이 순간을 우리도 많이 기다렸고 설렌다. 함께 즐기자"고 외쳤다.
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 - SEOUL. 사진제공=빅히트뮤직
이날 잠실 주경기장에 모인 1만 5000여 관객들은 '짝짝' 소리가 나는 종이 클래퍼(응원도구)와 '당연히도 우리 사이 여태 안 변했네'라는 문구가 새겨진 슬로건, 박수 등으로 실제 함성을 대체했다.
진은 "우리 '아미'(BTS 팬)들도 하고 싶은 말이 많겠지만 충분히 그 마음이 전달되니 끝까지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온라인 시청 팬들에게도 "같은 마음으로 후회 없이 즐겨달라"고 전했다.
앙코르 전, 지난달 참석한 제76회 유엔(UN) 총회 연설 영상도 흘러나왔다.
"우리 미래에 대해서 너무 어둡게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엔딩이 벌써부터 정해진 것처럼 생각하지 말자.(브이)", "지난 2년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순간 순간의 소중함 다시 한번 깨닫는 시간이었다.(슈가)"고 했던 말들이 주경기장에 다시 한번 울려퍼졌다.
당시 멤버들은 "우리는 변화에 겁먹기보다는 '웰컴'이라고 말하면서 앞으로 걸어 나가는 세대"라며 "그런 의미에서 '로스트 제너레이션'이 아니라 '웰컴 제너레이션'이라는 이름이 더 어울리는 것 같다"고 한 바 있다.
'아이돌'에 이어 '에어플레인 파트 2'와 '뱁새', 병' 세 곡을 메들리로 들려준 뒤에는 아미들과 '파도타기'도 제안했다. 1만5000여개의 아미밤은 물결을 이루며 원을 그리는 장관을 연출했다.
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 - SEOUL 공연장 외관. 사진제공=빅히트뮤직
LA 공연과 같이 이번 콘서트는 '춤추는 데에는 다른 누군가의 허락이 필요 없다'는 대표곡 '퍼미션 투 댄스(PTD)'를 주제로 잡고, 멤버 개인 무대 없이 온전히 전원이 처음부터 끝까지 참석한 무대로 꾸몄다.
제이홉은 "개인적으로는 그간 사실 잘 못지냈다"면서도 "그래도 오늘 이 곳을 와보니 아미가 있는 곳이 우리의 집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 힘이 난다"고 했다. 지민은 "여러분들의 에너지 덕에 그동안 힘들고 아쉬웠던 감정들이 다 없어진 것 같아서 좋았다. 오랜 만에 만난 친구 같은 느낌"이라며 웃었다.
RM은 "오늘 무대에 설 때 '우리가 여백을 채우자'는 결연한 마음 자세로 올라왔다. 여전히 제한적이지만 한 단계 넘은 것 같다. 직접 만나는 공연이 비대면 보다 훨씬 좋고 진정한 고향에 왔다는 생각도 든다"고 소감을 밝혔다.
코로나 사태 이후 국내 최대 규모 공연인 만큼, 업계에서는 비슷한 규모의 콘서트가 향후 물꼬를 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날 주최 측 하이브는 전체 입장 인원의 5% 수준(약 750명)에 달하는 방역 관리 요원들을 배치하는 등 방역에 만전을 기했다.
BTS의 이번 콘서트는 12일과 13일에도 이어진다.
12일 공연은 영화관에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라이브 뷰잉'을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된다. 마지막 날인 13일에는 오프라인 공연과 함께 온라인 라이브 스트리밍이 동시에 진행된다.
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 - SEOUL. 사진제공=빅히트뮤직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