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해 12월 13일 서울 강북구 미아동의 미아 4-1 주택 재건축 정비구역을 찾아 오세훈 서울시장과 함께 현장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건설업계가 규제 완화를 내세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제20대 대통령 당선 소식에 반가운 기색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대재해처벌법과 주택시장 규제 등 문재인 정부의 규제 일변도 정책에서 숨통을 트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감돈다.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는 10일 김상수 회장 명의로 '윤석열 대통령 당선 환영 성명'을 발표했다. 연합회는 "윤 당선인은 규제 개혁을 언급하며 과거 정부와 다른 정책 기조를 강조해 왔다"며 "건설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한 과감한 규제 개혁으로 이어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회는 △산업구조 변화에 역행하는 낡은 법제도 △노조의 건설현장 채용 갑질 △처벌만 양산하는 각종 규제 등을 차기 정부에서 다뤄야 할 중요 과제로 꼽았다. SOC 투자 확대, 도심 내 충분한 주택공급을 위한 규제 완화에 대한 바람도 드러냈다.
그동안 건설업계는 안전사고에 대한 강력한 규제로 인한 어려움을 토로해 왔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산업재해 예방보다 처벌 위주인 데다 정성적 요건이 많아 대응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 대형 사고로 건설안전특별법 제정 목소리가 커지면서 '겹규제' 우려도 확대됐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건설 자재값이 대폭 오르면서 공사기간이라도 줄여 손실을 메꿔야 할 정도로 힘들다"며 "그러나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에 혹여 사고가 났다가 공기 단축이 문제가 될 수 있어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 시스템 구축도 모두 비용이 들어가는 일이라 매출은 같은데 지출은 커졌다"며 "건설사들이 사업 추진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털어놨다.
업계가 차기 정부에 기대를 거는 이유는 윤 당선인의 발언을 보면 알 수 있다. 윤 당선인은 지난해 12월 1일 충남북부상공회의소 기업인 간담회에서 중대재해처벌법과 관련해 "기업인들의 경영 의지를 위축시키는 메시지를 강하게 주는 법"이라며 "산재 예방에 초점을 맞춰 근로자 안전을 확실히 보장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또한 "기업설립에 관한 규제가 심하다는 것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며 "중앙정부의 규제가 강력해 혁명적인 전환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2일 열린 대선 후보 TV 토론회에서는 "중대재해처벌법 구성요건을 보면 약간 애매하게 돼 있다"며 "형사 기소를 했을 때 여러 가지 법적 문제가 나올 수 있다"고 법의 허술함을 지적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기업 측면에서는 윤석열 후보 당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면서 "윤 당선인이 규제 완화 기조를 보였던 만큼 이전부터 내심 당선을 기대했던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윤 당선인이 내놓은 대대적인 교통 개발 공약과 주택시장 규제 완화는 산업 활성화 동력이 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윤 당선인은 현재 추진 중인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C 노선을 연장하고, D·E·F 노선을 신설하는 공약을 발표했다. 또 수도권 도심 철도 지하화와 지상 구간 재조성 등을 약속했다.
부동산 공약의 경우 재개발·재건축 활성화와 1기 신도시 재정비, 청년원가주택을 통한 주택공급,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상향 등이 있다. 대출 규제 완화로 수요가 증가하면 아파트 청약시장 호황기도 지속될 수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윤 당선인의 주요 공약은 대부분 건설공사 물량 확대로 이어져 업계에는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세제 완화, 대출 규제 완화도 결국 주택시장 호재로 건설업계에는 유리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당장 중대재해처벌법 보완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중대재해처벌법은 최근에 시행한 사안으로 당장 큰 변화를 주긴 어렵다"며 "시일이 지나 쌓인 판례 등을 기반으로 법안의 수정이나 보완이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