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신원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기소유예 전력이 있는 응시생을 불합격시킨 해군사관학교의 처분은 정당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제3부(재판장 김재형 대법관)는 A씨가 "신원조사 결과가 부적합하다는 이유로 불합격 시킨 처분은 부당하다"며 해사를 상대로 낸 불합격처분 취소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판결한 원심을깨고, 다시 판단하라며 사건을 부산고법에 되돌려보냈다고 28일 밝혔다.
재판부는 “국가보안업무의 일환으로 이뤄지는 사관생도 지원자 신원조사 업무는 국가정보원이 법률에 근거해 담당하는 고유 업무 중 하나이고 군사안보지원사령관이 업무 권한을 위탁·위임받는다”며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은 각 군 사관생도 입학과 선발 업무에 필요한 경우 범죄경력자료와 수사, 또는 재판 중에 있는 사건의 수사경력자료는 물론 소년부송치·기소유예·공소권 없음으로 결정된 수사경력자료까지도 조회하고 회보하는 범위로 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사건 신원조사 결과에 기소유예 등 전력이 포함돼 조회·회신된 것을 두고 법령상 근거가 없거나 상위 법령을 위반한 규정에 근거했다는 등의 사유로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며 “원심은 신원조사제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해사가 신원조사 결과를 지원자 선발에서 우선한 것 역시 문제가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선발예규를 보면 피고(해사)는 사관생도를 최종 선발하는 데에 신원조사 결과를 여느 사항보다도 중히 고려하는 것으로 보이고, 이는 사상이 건전하고 품행이 단정한 사람 중 장교를 임용한다는 군인사법 취지에도 부합한다”며 “선발과 관련된 여러 고려 요소 중 하나를 다른 것보다 우위에 두는 기준을 마련하거나 그런 방식으로 평가하는 건 피고 재량권 행사 범위 내에 있다”고 판시했다.
A씨는 지난 2019년 6월 해사에 입학원서를 접수하고 1차 필기시험에 붙었다. 같은 해 9월 신체검사와 체력검정, 면접 등으로 이뤄진 2차 시험에도 응시했다.
하지만 A씨는 10월 해사 홈페이지를 통해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해사가 군사안보지원부대에 2차 시험 응시자들을 대상으로 신원조사를 의뢰한 결과, A씨가 과거 절도와 무면허 운전 등으로 기소유예와 소년보호처분을 받았던 전력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A씨는 지난 2018년 블루투스 스피커 등 10만원 상당 물품 3개를 훔쳐 기소유예처분을 받았다. 또 2019년에는 무면허 오토바이 운전을 하다 적발돼 소년보호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었다.
해사는 사관생도 신분일 경우 퇴교에 해당하는 과실로, 사관학교의 교훈과 사관생도에 대한 사회적 기대치에도 부합하지 않는 과실로 판단해 A씨를 불합격 처리했다.
A씨는 신원조사가 법적 근거 없이 이뤄졌고, 응시 전 선발 문의에서는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게 불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해사가 답변했으면서도 정작 나중에는 기소유예 처분 전력을 문제 삼는 게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1심은 A씨에 대한 신원조사가 적법한 절차를 따르지 않았다며, 이에 과거 범죄 전력을 근거로 불합격 처분을 내릴 수 없다고 결론 지었다. 1심 재판부는 형 실효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신원조사를 하는 경우 기소유예 등 수사경력자료에 관해선 조회·회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신원조사는 국가보안이나 국가안전 보장에 관한 위해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사관학교설치법 등에 근거한 각 군 사관생도 선발과는 취지가 다른 별개의 제도란 것이다. 해사는 이에 항소했으나, 2심은 이를 기각했다.
대법원 청사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