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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신념' 따른 병역 거부자, 2심도 무죄
법원 “생명 존중 신념…입영 거부 정당 사유”
입력 : 2022-02-16 오후 4:52:09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종교적 사유가 아닌 개인적 신념에 따른 대체복무를 처음으로 인정받은 오수환씨가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8-1부(재판장 김예영·장성학·장윤선)는 15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오씨의 항소심에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며 오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 판단을 유지했다. 
 
종교나 비폭력·평화주의 신념 등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을 위한 대체복무제가 처음 시행된 2020년 10월26일 오후 대전교도소 내 대체복무 교육센터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자 63명의 입교식이 열린 가운데 입교생들이 입교식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재판부는 “피고인의 인격과 생명에 대한 절대적 존중이라는 신념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인의 입영 거부는 정당한 사유가 없지 않다”며 “헌법재판소 결정과 대법원 판결 전부터 평화주의 신념에 따라 징역형을 감수하려고 한 점, 병역거부와 전쟁 반대 활동 등을 지속한 점 등을 볼 때 병역 기피 목적으로 볼만한 사정도 없다”고 설명했다.
 
법원에 따르면, 오씨는 지난 2018년 2월 현역 통지서를 받고도 입영하지 않아 병역법을 위반한 혐의다. 오씨는 어떤 이유로도 다른 사람을 해칠 수 없다는 자신의 신념과 효율적인 살상을 목적으로 하는 지식·기술을 익히는 병역이 배치된다고 생각해 입영을 거부했다. 
 
헌법재판소는 같은 해 6월 당시의 병역법이 양심을 침해해 위헌이라는 취지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병역법이 양심의 자유에 따른 병역거부자를 위한 대체복무 제도를 규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2019년 대체역의 편입 및 복무에 관한 법률(대체역법)이 만들어졌다. 
 
이후 오씨는 지난 2020년 7월 대체역 편입심사위원회에 심사를 신청했고, 지난해 1월 편입 신청인용 결정을 받았다. 특정 종교 신도가 아닌, 개인 신념을 이유로 편입 신청이 받아들여진 최초 사례다.
 
그러나 검찰은 오씨를 병역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오씨가 입영을 거부한 시점은 대체역 편입 결정을 받거나 헌재의 병역법 헌법불합치 결정이 나오기 전인 2018년 2월이기 때문에, 법을 위반했다고 본 것이다. 
 
1심은 오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형사17단독 남신향 판사는 “오씨가 대체역 편입심사위원회에 편입신청을 해 대체역법에 따른 결정을 받을 때까지는 오씨의 현역병 징집이 연기됐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또 “법령을 소급해서 적용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법치주의 원리에 반해 인정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지만, 개정 전 법령에 위헌 요소가 있어서 이를 해소하려 법령이 개정되는 등 특정한 사정이 있는 경우 소급적용이 허용된다”는 대법원 판례를 들어 무죄 선고의 이유를 밝혔다.
 
항소심이 끝난 후 오씨는 “유의미한 판결이 나와서 다행”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김응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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