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페이스북 트윗터
MB정부 댓글 여론조작 조현오, 항소심서 징역 1년6개월
1심 2년서 6개월 감형
입력 : 2022-02-15 오후 2:51:46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이명박 정부 당시 댓글 여론조작을 실행한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항소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1심보다 6개월 줄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에서 유죄로 인정한 여론조작용 댓글 일부를 무죄로 판단했다.
 
서울고법 형사2부(재판장 윤승은)는 15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기소된 조현오 전 경찰청장의 항소심에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지난해 2월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MB정부 댓글조작 지시' 관련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는 대의제 민주주의 국가에서 권력기관인 경찰이 국민의사의 형성 과정에 조직적·계획적으로 부당하게 개입한 것으로, 헌법질서에 명백히 반하는 행위”라며 “상명하복의 엄격한 위계질서에 의해 피고인의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는 경찰관들 의사의 자유도 침해했으므로 책임을 엄중하게 물어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검사가 압수수색을 통해 확인한 인터넷 게시물 중 선별해 최초 기소한 댓글 등의 양이 1만2896개로, 국가정보원이나 국군기무사령부 등 다른 국가기관에서 수행한 댓글 여론대응에 비해 현저히 적은 편”이라며 “검사는 피고인이 정치편향적인 댓글 등을 작성·게시하게 해 정치관여 여론조작을 집중적으로 벌였다고 주장하지만, 정부 입장을 옹호하는 여론을 조성한 댓글 등은 그중 5%에 불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조 전 청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이던 지난 2010년 1월부터 2012년 4월까지 서울지방경찰청장과 경찰청장으로 재직했다. 이때 정보관리부와 경찰청 정보국, 보안국, 대변인실 등 부서 소속 경찰 1500여명을 동원해, 정치·사회 이슈에 관한 정부 우호 댓글과 게시물 약 3만7000건을 작성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경찰의 조직적인 대응은 천안함 사건, 연평도 포격, 구제역, 김정일 사망, 유성기업 노동조합 파업, 반값 등록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비준, 한진중공업 희망버스, 제주 강정마을 사태, 정치인 수사 등 여러 사안에 걸쳐 대규모로 이뤄졌다.
 
뿐만 아니라 조 전 청장 개인의 청문회나 각종 발언을 둘러싼 논란, 경찰이 추진한 시책과 관련한 비판 여론에도 이같은 방식의 대응이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조직적 여론 대응에 나선 경찰은 신분을 감추기 위해 가명이나 차명 계정, 해외 IP, 사설 인터넷망 등을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항소심에 앞서 진행된 1심은 조 전 청장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보석을 취소해 법정구속했다. 당시 1심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9부(재판장 강성수)는 검찰이 기재한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피고인은 인터넷 여론 대응을 지시하지 않았고 과거에 하던 일이 지속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관련자들이 피고인의 지시대로 여론 대응을 했다고 진술하는 등 피고인이 취임 후 여론 대응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또 “피고인의 여론 형성 지시는 경찰로 하여금 정부 정책과 경찰을 옹호하게 하기 위한 것으로 직권남용에 해당한다”며 “여론대응팀을 조직하고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는 등 경찰관들의 자유를 침해하고 자괴감을 느끼게 하면서 국민의 의사 표현을 침해해, 경찰에 대한 국민 신뢰를 떨어트렸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에 조 전 청장 측은 직권남용을 한 적이 없다며 판결에 불복했고, 당초 4년을 구형한 검찰도 형량이 적다며 항소했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김응열 기자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