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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피해자 극단적 선택했는데…가해자는 감형
'강간치상' 혐의, 원심 징역 9년서 7년으로 2년 줄어
입력 : 2022-02-15 오후 5:26:35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성폭행 피해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던 한 여고생이 지난해 4월 극단적 선택을 했지만 관련 사건의 가해자는 징역이 9년에서 7년으로 줄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로비 내 법원 마크. 이미지/뉴시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2부(재판장 견종철)는 강간치상죄로 기소된 A씨의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원심 9년에서 형이 2년 줄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결과가 이 사건 범행과 직접적인 인과 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고심 끝에 양형기준(5∼8년) 안에서 판단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당시 법정에 있던 피해자의 어머니는 “말도 안 된다. 내 딸을 죽인 살인자다”라며 오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에 따르면, 지난 2019년 6월 당시 고교 1학년이던 피해자 B양은 교제 중이던 같은 학교 3학년 A군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A군은 B양과 단둘이 술을 마셨고 B양이 술에 취해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자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A군과 B양이 다니던 학교는 전교생 20명 안팎의 작은 학교였던 탓에, B양은 사건 이후 A군과 분리되지 못했다. 또 주변 사람들에게 비난을 받는 등 2차 피해를 당했다.
 
B양은 A군을 고소했고 1심 재판부는 “여자친구였던 피해자를 간음하고도 그 상황을 극복하려는 피해자에게 거짓말 등으로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주었다”며 징역 4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의 가족들도 피해자에게 ‘피고인에게는 잘못이 없다’는 취지로 연락하는 등 2차 피해를 가했다”고 지적했다.
 
A군은 판결에 불복했다. B양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우울증·불면증을 겪다가 2심 선고를 앞두고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B양은 “엄마, 가해자는 곧 감옥에서 형을 살고 나온대. 나는 절대 그걸 눈 뜨고 볼 수 없어. 내 삶, 내 인생을 망가뜨린 가해자를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다고…”라는 말을 남기고 가족들 곁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항소심 재판부는 B양의 사망이 성폭행으로 인한 것이라고 보고 A군의 형량을 9년으로 높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변론 종결 후 판결 선고 전 피해자가 사망한 사정을 양형에 반영하면서 피고인에게 방어 기회를 주지 않고 판결을 선고한 것은 위법하다’며 사건을 원심법원인 서울고법 춘천재판부로 되돌려보냈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김응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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