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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S17 준비 잰걸음)①보험사 자본부담 쓰나미
2023년 IRFS17 시행…보험부채, 원가→시가 기준으로 평가
입력 : 2021-12-23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오는 2023년부터 신보험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면서 보험사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IFRS17은 현재 원가 기준으로 측정되는 보험부채 가치를 시가 기준으로 변경하는 것이 핵심이다. 보험사들의 자본금 확충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 금융당국은 관련 법규·제도 등을 정비해 새로운 회계기준의 연착륙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제작/뉴스토마토)
 
22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는 지난해 6월 현행 보험계약 기준서(IFRS4)를 전면 대체하는 IFRS17 최종안을 확정·발표했다. 이에 따라 한국회계기준원은 약 1년여 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새로운 보험계약 회계기준인 기업회계기준서 제1117호(보험계약)를 마련, 2023년 1월1일부터 시행하는 방안을 지난 6월 금융위에 보고했다.
 
IFRS17은 당초 2021년에 도입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 2018년 유럽 보험사들이 IFRS17 대응 시스템을 갖추지 않았다는 이유로 시행 시기를 2021년에서 2022년으로 한 차례 연기했고, 이후 준비 기간이 더 필요하다는 각국 보험업계의 요청에 따라 IASB는 지난해 3월 시행 시기를 2023년으로 1년 더 늦췄다.
 
IFRS17는 보험부채 측정을 기존 원가 기준에서 현행 가치, 즉 시가 기준으로 측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행 보험기준서 IFRS4는 과거 정보(보험판매 시점의 금리)를 이용해 보험부채를 측정함에 따라 보험회사의 재무정보가 보험계약자에게 지급할 실질가치를 적절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줄곧 있었다.
 
새 회계기준서가 도입되면 보험사는 보험계약에 따른 모든 현금흐름을 추정하고, 현재 시점(보고 시점)의 가정과 위험을 반영한 할인율을 사용해 보험부채를 측정한다. 이렇게 되면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능력을 좀 더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된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보험사의 자본 부담은 커진다. 보험사는 미래 고객에게 지급할 보험금의 일부를 책임준비금으로 쌓는다. IFRS17 체제에서는 계약 시점이 아니라 회계작성 시점의 금리를 바탕으로 적립금을 계산함으로써 과거 고금리 상품 보유계약이 많은 생보사와 같은 보험사는 그만큼 보험부채가 늘어나 책임준비금을 추가로 적립해야 한다. 보험사들이 최근 수년간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내 보험사들은 IFRS17 도입에 대비해 지난 수년간 자본확충에 힘써왔다. 보험사들은 2017년 4조4851억원, 2018년 4조6754억원, 2019년 2조8440억원, 2020년 1조8976억원 등 약 14조원에 달하는 자본을 조달했다. 특히 중소형 보험사들은 자본 조달을 위해 본사 사옥을 매각하기도 했다. 
 
보험업계에서는 IFRS17 도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보험사들의 자본 부담이 커지면서 준비가 안된 중소형사들은 파산 전망까지도 조심스레 나온다. 특히 최근 기준금리 인상 등 금리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면서 보험사들의 건전성 관리 또한 신경써야 할 부분이다. 실제 학계 안팎에서는 IFRS17 도입으로 국내 보험사들의 부실 위험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황순주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2023년에 새로운 국제회계기준이 도입되면 그간 숨겨진 부실요인이 드러나면서 다수 보험사의 건전성 비율이 낮은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라며 "그간 과소평가됐던 보험부채는 시가평가를 통해 확대되고 과대평과됐던 보험료수익은 축소될 예정"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그간 드러나지 않았던 부실요인이 표면화되면서 다수 보험사의 자본비율이 기준치를 하회하게 돼 수조원의 자본확충이 필요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금융당국은 관련 법규·제도 등을 정비해 새로운 회계기준의 연착륙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보험손익과 비보험손익을 쉽게 구분할 수 있어 재무제표 이해가능성 및 타 산업과의 비교 가능성이 증대될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새로운 회계기준 적용 시 부채규모 증가로 보험회사 건전성에 부담이 될 수 있으므로 보험회사가 자본 확충 등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지원하고 원활히 새로운 회계체계에 적응하도록 밀착 관리·감독하겠다"고 말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박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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