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jpg)
바야흐로 인사철이다. 대기업을 비롯해 각 회사들마다 사내 이사 등 임원과 직원들의 승진, 조직 개편을 하는 시기다. 하지만 최근 기자가 만난 대부분 직원들의 표정은 잔뜩 굳어 있었다. 이른바 '혁신 스트레스' 때문이다.
인사철이면 직원들은 극도의 긴장감에 시달린다. 업무나 보직변경 등은 해당 직원들에게 '스트레스'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또 다시 임기가 시작하는 경영진들이 하루가 다르게 쏟아내는 조직 개혁 방안과 프로젝트 등으로 인해 벌써부터 ‘혁신 피로도’를 느끼고 있는 것. 올해도 재계 CE0 들이 내놓은 화두는 '혁신과 변화'다.
더군다나 부장 이상의 직급의 경우에는 자리를 내놓아야 하는 처지에 몰리기 때문에 더욱 인사 시기만 오면 '스트레스'가 심해지고 그 인사로 생산성이 줄어드는 건 물론 직원들의 사기도 저하된다. 또 빈 자리를 채울 인력을 고용하기 전까지 다른 직원들이 늘어난 업무량을 감당해야 한다.
보통 대기업 조직이 여간해서는 변하지 않기 때문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는 대체로 공감한다. 하지만 경영혁신은 단지 경영진의 '원맨쇼'가 아니라 직원들과 소통에서 이뤄진다. 경영진의 생각을 충분히 직원들이 공감하고 이해해야 실천, 행동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혁신'이라는 것이 직원들이 변하지 않으면 성공하지 못하며 임원진들만 부르짖는다면 실제로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 오히려 직원들의 '혁신 스트레스'만 쌓이고 경영진에 불만만 늘어날 뿐이다.
혁신의 과정에선 그래서 ‘갈등’과 ‘저항’이 불가피하다. 일부 젊은 직원들 사이에서는 임기 마친 사장(ceo)이 떠나고 나면 지금까지의 혁신이 모두 원점으로 돌아갈 것이란 자괴감 섞인 푸념과 함께 새로운 수장이 오면서 변화를 크게 외치지만 결국 자신의 업적을 위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지금 모든 산업계에는 차가운 비판보다는 따뜻한 격려와 위로의 말이 필요할 때다. 이제 그들이 기량을 맘껏 발휘할 길을 열어줘야 한다.
직원들도 '혁신'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혁신'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사람, 달라지는 환경에 또 다시 적응해야 하는 직원들의 마음부터 헤아려야 한다. 사기가 떨어지면서 영업력이 저하되고 이는 또다시 '위기'로 이어진다.
경영진들은 하루빨리 조직 개편, 실적 악화, '혁신 스트레스' 등으로 어수선해진 사내 분위기를 진정성 있는 소통과 격려를 통해 저하된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는 것이 우선이다.
해법은 멀리 있지 않다. 힘들수록 기본에 충실하고, 어려울 때 일수록 윤리를 준수해야 한다는 말처럼 기본에 충실하면 된다. 회사마다 고객 밀착형 마케팅을 외치고 있다. 하지만 기본에 충실하지 않으면서 ´고객 감동´을 얻어낼 수는 없는 법.
다양한 시나리오를 통해 세밀하게 대응하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기본 정책에 충실하는 것이 경기 부양을 향한 ´최고의 마케팅´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갈수록 다양한 변수가 시황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기본에 충실하는 것이 위기극복의 가장 정직한 해법이다.
획기적인 새로운 마케팅보다는 그동안 소홀히 했던 ´기본기´를 재무장할 때다. 기본기가 모자라면 그것은 결과에서 고스란히 드러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회사 경쟁력의 원천은 생산성 향상과 기술개발 등에 힘써온 직원들이다. 그들이 회사 존재 이유다. 요즘 처친 어깨로 다니는 임직원들을 만날때 마다 깊어가는 겨울이 더욱 쓸쓸하다.
박상효 산업2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