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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칼럼)'통큰 치킨'과 치킨 '2만원 시대'
입력 : 2021-12-01 오전 6:00:00
벌써 11년전이다. 롯데마트는 지난 2010년 12월 5000원짜리 치킨을 내놓으면서 ‘통큰 치킨’이라 이름짓고 판매하기 시작했다. 그 당시 프랜차이즈 치킨값이 1만5000원 정도였으니 통큰치킨은 3분의 1 수준의 저렴한 가격이었다. 그럼에도 맛과 양에서 여느 배달 치킨에 결코 뒤지지 않았고 오히려 20% 크고 양은 900g으로 더 많았다.
 
이에 전국의 롯데마트에는 ‘이 맛있고 싼 치킨’을 사려는 고객들이 길게 4~50m씩 줄을 서 기다렸다. 오전 개장과 동시에 통큰 치킨 판매를 시작하면 수도권 점포에서는 낮 12시~오후 1시에 200∼400마리의 하루 판매량물량이 모두 소진됐다. 지방 점포에서도 오후 4시께 준비 물량에 대한 주문이 완료되는 등 이른바 대박을 터트렸다.
 
그러자 소비자들의 이러한 인기와 선택권보다는 프랜차이즈 치킨업체들의 거센 반발과 대기업이 영세업자의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 논리가 앞서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재벌유통업체가 동네 상권을 다 죽인다"는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의 거센 항의와 정치권의 개입으로 롯데마트는 5일 만에 결국 판매를 중단했다.
 
당시 치킨업계는 롯데마트 영등포점 앞에서 이틀 연속 항의집회를 여는 등 격렬하게 불만을 나타냈다.출출할 때 간식으로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치킨이다. 십여년 동안 야식, 배달음식 인기 1위는 늘 치킨이 차지하고 있다. 이제 국민간식을 넘어 매일 먹어도 맛있고 질리지 않는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인 ‘치느님’도 일반명사가 된 지 오래다. 
  
11년전 통큰 치킨이 사라진 것은 소비자의 선택권 보다는 프랜차이즈 및 영세 골목 치킨 가게로 연민의 시선에다 정치권까지 관심을 가지면서다. 치킨업계도 그때와는 많은 것이 변했다. 그렇게 많았던 동네, 시장에 치킨집들은 사라지고 거기에는 프랜차이즈 치킨집이 들어섰다.
 
전국에 치킨집이 무려 8만 7000여개(2019년 2월 기준)나 된다. 전 세계에 있는 맥도날드 매장(3만 8000여개)이나 스타벅스 매장(3만 2000여개)보다도 2배 이상 많다. 지난해 우리나라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 수는 477개로 전년 438개 대비 8.9% 증가했다. 가맹점수는 2019년 기준 2만5471개로 전년 2만5188개 대비 1.1% 늘었다.
 
치킨 프랜차이즈가 늘어나는데도 대형 치킨 전문점들은 매년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수요가 커지는 만큼 브랜드도 늘고 경쟁도 치열해졌다. 인지도를 높이려 각 업체들이 대세 연예인들을 기용하며 치킨 광고가 톱 모델들의 각축장이 됐다.
 
지난 달 교촌치킨이 가격을 최대 2천원 인상하면서 치킨 한 마리에 '2만원 시대'가 열렸다. 배달료는 제외한 가격이다. 이제 다시 소비자들의 화살은 프랜차이즈 치킨 브랜드로 쏟아지고 있다. 1마리에 2만원은 너무 비싸다는 게 공통된 지적이다. 다른 뜻에서 진짜 ‘치느님’이 됐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서민들이 가장 즐겨 먹는 간식이기 때문에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마련이다.
 
치킨 가격에 대한 논란은 앞으로도 계속될 수 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세밑, 연초에 가격을 슬그머니 올리는 시도도 계속 이어온 행태다. 하지만 결코 원가를 감안하면 비싸지 않다고 항변하면서도 공식적으로 세부 원가에 대해선 공개하고 있지는 않다. 원재료가 오르고 물가가 오르면 당연히 상품가격도 인상하는 것은 경제논리다. 가격을 인상하는 것에 소비자들이  분노하는 것이 아니라 치킨업계의 가격인상 논리가 설득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진짜 영세 치킨집을 고사시킨 건 대형마트가 아닌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 때문이란 주장도 점점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여기에 최근 유명 음식 평론가가 "우리나라 치킨은 작아서 맛없는데 비싸기만 하다”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에 대해 양계협회와 치킨업계가 반박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논란에 어느 쪽이 맞다 틀리다를 논할 마음도 전문성도 없다. "닭이 작던 크던, 신발도 튀기면 맛있다"
 
롯데마트는 지난 2019년 창립 21주년 기념으로 다시 일주일 간 통큰치킨을 판매했고 이 역시 1인 1닭에 한정 판매에도 완판됐다. 이처럼 통큰치킨이 9년 만에 다시 또  많은 사랑을 받은 이유는 '가격'이다. 프랜차이즈 치킨값에 뿔난 소비자들의 보복 소비에 나선 것이다.
 
대다수 소비자들의 불만은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맛보다 국민간식, 서민음식인 치킨이 비싸다는 것에 있다는 것을 치킨업계는 간과해선 안된다. 결국 치킨값에 포함된 수수료들이 과도한 부분은 없는지, 아이돌 등 유명스타를 광고모델로 기용하면서 발생한 과도한 마케팅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시키는 것은 아닌지도 따져 볼 때다.
 
박상효 산업2부장
박상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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