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조양래 회장의 장남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부회장과 차남 조현범 대표이사 사장이 조만간 한국앤컴퍼니 주주총회에서 분리 선출 이사를 놓고 표 대결을 벌인다. 양측의 승부는 소액주주의 표심이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타이어업계에 따르면 한국앤컴퍼니는 오는 30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감사위원 선임 등의 안건을 의결한다. 주주총회의 쟁점은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출이다.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사장(좌)과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부회장(우). 사진/한국앤컴퍼니
조 부회장은 주주제안을 통해 이한상 고려대 교수를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추천했다. 반면 조 사장과 한국앤컴퍼니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관을 지냈던 김혜경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를 후보로 내세웠다.
한국앤컴퍼니의 지분율을 살펴보면, 최대주주는 조 사장이다. 조 사장은 42.9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조양래 회장으로부터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형태로 지분 전량(23.59%)을 넘겨받으면서다.
이어 조 사장 형인 조 부회장이 19.32%, 조 부회장의 주주제안에 함께 참여한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의 지분은 0.83%다. 조 사장의 작은 누나인 조희원 씨는 10.82%를 보유 중이다.
지분 구조로는 조 부회장이 밀리지만, 상법개정안에 따른 '3%룰' 적용으로 이 같은 지분율 차이는 의미가 없게 됐다. 감사위원 분리 선임 시 의결권을 각각 3%로 제한하는 내용의 상법 개정안이 지난해 국회를 통과하면서 조 부회장과 조 사장 둘 다 3% 의결권만 행사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의결권 자문회사인 서스틴베스트에 이어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는 조 부회장이 주주제안한 감사위원 후보에 각각 찬성표 행사를 권고했다. 여기에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도 조 부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반면 글래스루이스는 조 사장이 제안한 김 후보에 대해 찬성표를 던졌다. 김 후보를 지지한 이유로는 조 사장의 경영상 문제가 신임 후보에 대한 반대 근거가 될 수 없다는 점을 내세웠다. 여성 후보를 통한 이사회 내 다양성 확보도 근거로 들었다.
오는 30일 열리는 주주총회 결과는 예측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 기준 6.73%를 차지하는 외국인과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결정이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립을 내세운 차녀 조희원씨도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소액주주 표심이 승부를 가를 전망이다. 지난해 말 기준 한국앤컴퍼니 소액주주 지분율 합계는 17.57%에 이른다. 조희원씨과 국민연금 역시 3%의 의결권만 인정되지만, 이들의 선택에 따라 표 결과가 뚜렷하게 갈릴 수 있어서다.
다만, 한국앤컴퍼니의 경영권 분쟁은 장기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조 부회장은 이한상 교수의 선임에 대표이사직까지 내걸면서 "대표이사직 외에 이사회 의장, 사내이사 등의 거취는 개인의 의사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