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국민 10명 중 약 8명이 올해 고용 상황이 악화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고용 전망만큼 월급에 대한 전망도 암울했다.
22일 한국경제연구원이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일자리 전망 국민인식'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77.3%가 올해 고용상황이 코로나19 이전(2019년)과 비교해 악화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코로나19 이전(2019년) 대비 올해 고용상황 전망. 사진/한경연
특히, 20대 과반(53.2%) 이상이 올해 고용상황이 '매우 악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매우 개선될 것'이란 응답은 제로(0%)로 나타나 청년층이 가장 암울하게 고용시장을 내다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전체 응답자들은 일자리 확대가 예상되는 업종으로 반도체(21.4%)를 꼽았다. 바이오 등 신사업(20.6%)이 바로 뒤를 이어 신사업이 가져다 줄 고용 효과에 대한 기대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일자리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은 숙박·음식점업(22.5%)으로 가장 높았다. 기계·선박·철강(17.4%), 건설(14.5%)이 그 뒤를 이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대면서비스업에 대한 고용 악화 우려는 여전히 크다는 게 한경연의 설명이다.
고용상황 악화의 주 원인은 코로나 지속(45.3%)을 첫 번째로 꼽았다. 국회·정부의 기업규제 강화(26.3%), 정부의 친노조정책(10.7%), 기업경영실적 부진(10.5%), 신성장동력산업 부재(7.2%) 순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고용여건을 개선시키기 위한 과제로는 기업규제완화(24.9%)를 첫 번째로 지목했다. 근로형태 다양화 등 고용시장 유연화(21.9%)가 두 번째 중요한 과제로 꼽혔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20대의 경우 기업규제완화(25.0%)와 고용증가 기업 인센티브 확대(21.2%)를 꼽아 10명 중 약 5명은 기업 활성화 정책을 지지했다. 30대 역시 기업규제완화(29.8%)를 첫 번째 과제로 선정했다.
40대는 고용시장 유연화(28.2%)에 이어 신산업육성지원(21.8%)을 중요한 과제로 꼽은 것이 특징이다. 50대는 고용시장 유연화(24.9%)를 지지했다. 60대는 기업규제완화(27.3%)에 이어 공공일자리확대(19.5%)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올해 월급마저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0명 중 약 7명(68.9%)은 '물가 대비 월급이 오르지 않을 것'이라 응답했다. 향후 소득향상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에 대한 질문에는 △주식, 부동산 등 재테크(32.9%) △업무역량강화 및 승진(14.9%) △창업(9.1%) △이직(7.8%) 순으로 응답했다.
부동산 규제가 지속적으로 강화됐지만 여전히 가장 유망한 재테크 수단으로는 부동산(30.1%)이 꼽혔다. 주식(28.4%), 기타(16.6%), 금·구리 등 실물자산(8.3%), 예·적금(6.8%), 암호화폐(6.1%), 외화(3.7%)가 뒤를 이었다.
구체적으로 성별·연령을 불문하고 부동산과 주식을 가장 유망한 재테크 수단으로 지목하였다. 남성은 부동산(30.9%)을, 여성은 주식(32.3%)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코로나 완화 분위기에도 국민들이 고용상황을 여전히 부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경제의 성장활력이 많이 약화된 것"이라며 "국민들의 기대를 반영해 일자리 창출을 막고 있는 규제를 완화하고, 기득권의 진입장벽을 낮춘 고용시장 조성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