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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연구원 "전기차 배터리 새 역할은 '전기 에너지 운반체'"
외부 전력 이용·가정 내 전력 공급 가능…"V2L·V2H 등 빠르게 활성화될 것"
입력 : 2021-03-15 오전 6:01:00
[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전기차가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이나 전기 에너지 운반체로서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사용자의 비용편익 측면에서 V2L(Vehicle-to-Load), V2H(Vehicle-to-Home) 등의 방식은 단기 활성화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14일 자동차연구원의 '전기차 배터리의 새로운 역할' 보고서에 따르면 전기차에 탑재되는 고용량 구동 배터리를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이나 에너지 운반체로 활용하려는 다양한 시도들이 이뤄지고 있다. 전기차의 고용량 배터리는 전력을 저장할 수 있어 전력 수급 안정화 등의 역할 수행이 가능해서다.
 
야외 등에서 전기기기에 전력을 공급하는 V2L 방식을 적용한 현대차 아이오닉5. 사진/현대차
 
전기차 배터리를 이용한 전력공급은 △야외 등에서 전기기기에 전력을 공급하는 V2L △정전 등의 상황에서 건물에 전력을 공급하는 V2H·V2B(Vehicle-to-Building) △전력망을 안정화하는 V2G(Vehicle-to-Grid) 등이 있다. 
 
우선 V2L은 현대차의 아이오닉5가 대표적인 사례다. 아이오닉5는 2열 시트 하단에 실내 V2L 포트를 설치해 운행 중에 이용할 수 있다. 외부 충전구에 V2L 커넥터를 연결하는 경우에는 주차 중에 최대 3.6kW의 전력 이용이 가능하다. V2L로 전자기기 사용의 공간 제약이 완화되는 것이다. 
 
또 오싱코(Ossiaco)사는 전기차를 이용한 가정 내 전력 공급을 V2H·V2B를 통해 가능하게 했다. 오싱코는 가정용 태양광 시스템과 연동해 전기차 충전할 수 있으며 정전 시에는 전기차 배터리를 응급전원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전기차 충전기 'dcbel'을 출시했다. 정전 등 응급상황에서 전력 사용이 가능한 게 장점이다. 
 
V2G 방식은 일본 닛산이 추진하고 있다. 닛산은 지난 2018년 전기차를 전력망에 연결하고 전력수요에 따라 전기차에 저장된 전력을 유동적으로 활용해 전력망을 안정화 하는 등의 V2G의 방식을 포함한 '닛산 에너지'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자동차연구원은 전기차 사용자의 비용과 편익 관점에서 V2L, V2H 등은 단기 활성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V2L, V2H 등의 기능은 응급상황 등 단기적으로만 사용하기 때문에 비용이 크지 않고 편익이 사용자에 온전히 귀속되기 때문이다.
 
자동차연구원은 "향후 전기차 배터리 성능이 향상되면 ESS와 에너지 운반체로서의 전기차 활용도는 높아질 것"이라며 "기술 혁신은 배터리 밀도, 전기차 에너지 효율성 향상 등을 통해 주행거리 불안을 완화하며, 충전시간을 단축해 에너지 운반체에서 이동 수단으로 빠른 전환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배터리 구독경제 등 새로운 모델의 확산도 전기 에너지 운반체로서의 활용도를 제고할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 리스 등의 모델이 확산되는 경우, 충전 및 방전 반복에 따른 배터리 성능과 수명저하 등의 비용을 배터리 리스업체 등과 공동으로 부담할 수 있어서다.
 
다만, V2G은 단기 확산에 장애 요인이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V2G이 전력망 수급 안정화에 기여해 재생에너지 활용도를 높이지만, 정전 배터리가 항시 활용되는 만큼 비용이 크고 편익이 전력망 이용자 전체에 분산된다는 이유다.
 
자동차연구원은 "전력회사 등이 시간대별 전력 요금의 차이를 활용한 수익 창출 모델 등 V2G 참여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해 이용을 장려할 수는 있다"며 "하지만 전기차 사용자의 비용을 모두 상쇄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할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
박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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