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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대재해법)의 국회 통과가 임박하면서 경제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산업 현장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때 경영책임자인 대표이사나 임원이 징역형을 받게 될 상황이 생길 수 있어서다. 예측불가능한 사고에 대한 불안감에 따른 경영 위축과 경영 공백으로 인한 기업 운영 차질을 걱정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상황에서 특히나 중소기업이 큰 타격을 입고 자칫하면 문을 닫게 되는 일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경영계는 이런 점 때문에 중대재해법 제정을 중단해야 한다고 계속해서 주장해왔다. 한국경영자총협회와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단체가 개별적으로 목소리를 낸 것은 물론이고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중견기업연합회, 대한건설협회, 대한전문건설협회 등이 모여 공동입장문을 내기도 했다.
헌법과 형법상 책임주의 원칙, 과잉금지 원칙 등에 크게 위배될 뿐 아니라 기업경영과 산업 현장 관리에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을 주는 법안이라 충분한 시간을 갖고 신중히 검토해 합리적인 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게 경영계의 입장이다.
중대재해법 제정이 불가피하다면 중대재해로 인한 사업주 처벌은 '반복적인 사망사고'로 한정하고 사업주 징역 하한 규정을 상한 규정으로 바꾸는 등 기업과 경영책임자가 과도한 처벌을 받지 않도록 내용을 완화해달라고 요구했다. 사업주가 지킬 수 있는 의무를 구체적으로 법에 명시하고 해당 의무를 다했으면 면책할 수 있게 해달라고도 요청했다.
전경련은 중대재해법 시행에 따른 산업재해 감소 효과는 불분명하고 부작용만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전경련이 꼽은 대표적인 문제는 △하청에서 발생한 중대 재해 원청만 처벌 △중소기업 수주 큰 폭 감소 △전문성 있는 근로감독관 대신 경찰이 수사 △AI도 준법 대상을 알기 어려울 만큼 광범위한 준수 의무 △기업의 생산기지 해외이전 등이다.
노동계는 정반대의 입장에서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안전보건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경영책임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필요한 데 그 반대로 가는 모양새라 중대재해법의 제정 취지가 퇴색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국회 법사위에서는 당초 제시된 것보다 징역형 하한선을 낮추는 등 처벌 수위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중대재해법을 둘러싼 논란과 진통은 법 제정 후에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경영계는 중대재해법 자체가, 노동계는 그 내용이 불만족스러운 수준이란 점에서다.
법의 내용을 좀 더 현실에 맞게 개선하고 합리적으로 바꾸려는 노력은 필요하다. 하지만 불만을 쏟아내고 반발하는 데만 힘을 쏟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대신 경영계와 노동계가 마주 앉아 중대 재해 예방을 위해 무엇을 할지 고민해야 한다. 이를 통해 산업 현장에서 목숨을 잃는 노동자가 나오지 않는 환경이 만들어진다면 개인의 삶이 무너지고 기업과 경영자가 처벌받는 일도 생기지 않을 수 있다.
아울러 정부와 국회도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말한 것처럼 중대재해법이 일하다 죽지 않는 사회, 노동 존중 사회로 가는 초석이 될 수 있도록 산업안전 정책을 보완하고 안전한 일터를 만드는 노력을 해야 한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