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현대차가 완성차 업체를 넘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진화를 가속하고 있다. 현대차는 미래 핵심 경쟁력인 전기차 시장에서의 리더십 확보에 속도를 내는 것은 물론이고 수소연료전지 사업을 본격화하는 동시에 로보틱스 사업에도 탄력을 붙이는 모습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함께 미국 로봇 전문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 80%를 인수한다.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 절차는 내년 상반기 중 마무리될 전망이다.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로 현대차그룹의 로봇개발 역량이 높아지는 것과 함께 함께 자율주행,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스마트팩토리 기술 등과의 시너지가 예상된다.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개발한 4족 보행 로봇 '스팟'(왼쪽)과 2족 보행 로봇 아틀라스. 사진/현대차
완전 자율주행과 사물통신(V2X)을 통한 커넥티드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서는 최첨단 인지·제어 기술이 필요하고 로봇은 각종 부품을 완벽하게 제어하는 동시에 주변 상황 변화를 즉각 감지·대응해야 하는 각종 기술이 융합된 영역이기 때문이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로봇 운용에 필수적인 자율주행(보행)과 인지, 제어 등 종합적 측면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2004년 미 항공우주국(NASA), 하버드 대학교 등과 4족 보행이 가능한 운송용 로봇 '빅 도그'를 개발했고 이후 움직임이 훨씬 자연스럽고 빠르면서 무게까지 줄인 '리틀 도그', '치타', '스팟' 등을 공개했다.
2016년에는 사람과 같이 2족 보행을 하는 '아틀라스'를 선보였고 지난해에는 물구나무서기와 공중제비 등의 고난도 동작까지 가능하도록 업그레이드했다. 물건을 집고 옮길 수 있는 로봇인 '픽'과 물건을 들고 목적지까지 자율적으로 이동하는 '핸들'도 만들었다.
현대차그룹이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사들인 데는 로봇 시장 자체의 성장성이 높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2017년 345억달러 수준이던 글로벌 로봇 시장은 올해 444억 달러 규모로 커지고 2025년까지는 연평균 32% 성장하면서 1772억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이유로 혼다와 토요타, 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아마존과 같은 물류 업체들이 로봇 업체 인수나 전략적 협력을 통해 주도권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현대차는 우선 시장 규모가 크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물류 로봇 시장에 진출한 뒤 건설 현장이나 시설 보안 등 각종 산업에서의 안내·지원 역할을 할 수 있는 서비스형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여기에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개발한 스팟이나 픽, 핸들 같은 로봇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이후 현대차는 개인 서비스가 가능한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인간형 로봇인 휴머노이드는 사람과 같은 움직임을 구현해 간호와 집안일 등을 대신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로봇 관련 기술을 모두 갖고 있고 기술력 또한 모두 글로벌 톱 수준인 기업 인수를 추진했다"며 "단기간에 핵심 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선두업체를 계열회사로 편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로봇 신사업이 보다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사진/현대차
현대차는 최근 수소 솔루션을 중장기 전략의 핵심축으로 추가하고 글로벌 사업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브랜드 'HTWO(에이치투)'도 선보였다. 수소차 개발·판매를 넘어 기존 내연 기관을 대체하는 핵심으로 자리 잡도록 하기 위해서다.
지난 9월 스위스 업체 GRZ 테크놀로지스 등에 처음으로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수출한 현대차는 한국과 유럽, 미국, 중국을 4대 거점으로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해 2030년까지 70만기 판매하는 게 목표다. 현대차는 성능과 내구성을 높이고 가격을 낮춘 차세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수소에너지는 에너지 전환과 저장, 운송 등에서의 강점을 바탕으로 재생에너지의 한계점을 보완하는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자동차뿐 아니라 선박과 열차, 도심형 항공기, 발전소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될 수 있다. GRZ 등은 현대차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이용해 비상 전력 공급용 및 친환경 이동형 발전기를 제작한다.
정 회장은 지난 7월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연료전지 시스템은 일상의 모든 영역과 군사용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며 "수소를 이용한 전기 생산은 미래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이자 미래 핵심 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