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현대자동차는 인증 중고차로 제한해 중고차 시장에 진출할 전망이다. 인증 중고차 비율이 전체 중고차 시장에서 15%에 불과해 기존 중고차 매매업계의 생계를 크게 잠식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방안으로 기존 중고차 매매업계를 설득해 시장에 진출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1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는 현대차 등 완성차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인증 중고차로 제한해 허가하는 방향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증 중고차는 5~6년 안팎 중고차를 정밀하게 점검수리하고 무상보증기간을 연장한 것으로 신차급 중고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인증 중고차로 제한해 중고차 시장에 진출할 전망이다. 인증 중고차는 수입차업체들이 이미 시장에 진출한 방식이다. 사진은 벤츠의 인증 중고차 매장. 사진/뉴시스
현대차가 인증중고차 거래에 한해서만 시장에 진출할 경우, 중고차 시장 내 시장 점유율은 20% 이하일 것으로 예상된다. 인증 중고차의 경우 구체적인 기준은 자체적으로 정하겠지만 통상 5~6년에 12만km의 무사고차량이 해당되는데 전체 시장에서 15% 수준이다.
현대차가 아무리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노력한다 해도 인증 중고차라는 제한에 걸려 국내 신차 판매 점유율 만큼을 확보할 수 없는 것이다. 이는 일종의 쿼터제로 거래액이나 점유율, 거래수 등에 할당제도의 성격이다.
현대차는 중기부가 가장 우려하는 독과점 결과를 일단 방지하면서도 중고차업계의 생계인 소매판매 전체를 처음부터 전부 건드리지 않고 일단 시장에 진입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매입 기준 자체를 브랜드나 연식 기준, 차종, 가격 등을 매우 낮춰 중고차업계의 반대를 달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업계에서는대기업의 진출로 중고차 시장 규모 자체가 성장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국내 중고차 시장은 허위 불량 매물, 성능 조장, 불투명한 가격 등으로 발달이 미흡하다고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기준 국내 중고차 거래대수는 224만대로 178만대가 판매된 신차 시장의 약 1.2배 규모다. 같은 기간 독일 중고차 시장은 신차시장의 2배, 미국은 2.4배, 영국 3.4배로 해외 주요국과 비교해도 국내 중고차 시장의 성장 잠재력은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완성차업체들이 조건부 허가 형태로 시장에 진출하게 된다면 소비자의 채널 선택의 폭은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중고차 시장의 차량 공급자는 개인, 매매상사의 직접 판매, 오픈 플랫폼을 통한 중개 판매, 온오프라인 경매 출품, 수입차 인증 중고차 등이 있는데 메기효과로 여러 경쟁자들이 자신을 발전시키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교수는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로 선진화된 중고차 시장 시스템이 보급되면 시장의 신뢰도를 높여 오히려 국내 중고차시장 규모가 커질 수 있다"며 "그 효과로 기존 중고차 매매업자의 거래 규모가 늘어날 수 있어 커진 시장에서 파이 나눠먹기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