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현대자동차의 중고차시장 진출 선언이 뜨거운 감자다. 현대차는 불신이 높은 중고차 시장의 소비자 보호를 진출 명분으로 들고 나왔는데, 기존 중고차업계는 대기업의 시장 진출 반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방향키를 쥔 중기부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1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가 중고차 매매업의 생계형 적합업종 재지정 여부를 두고 1년 넘게 고심하고 있다. 중고차 매매업은 지난 2013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된 후 지난해 2월 기한이 만료가 됐지만, 소상공인 측의 재지정 요청과 동반위의 부적합 의견이 엇갈리면서 현재까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의 중고차시장 진출 선언으로 완성차업계와 기존 중고차 매매업계의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현대·기아차 본사 사옥 앞에서 중고차 매매업계가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결사 반대를 위한 시위를 하는 모습. 사진/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이 기간 동안 완성차업체와 중고차업계의 갈등은 심화하고 있다. 완성차업계는 중고차와 신차시장이 연결돼 있는 만큼 저품질의 신뢰도가 낮은 중고차가 많이 유통되면 결국 해당 완성차업체의 불신으로 이어져 고객 보호차원에서 시장 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 완성차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출 허가로 국내 완성차 고객도 수입차 고객과 동일하게 자신이 타던 차량을 팔 때 객관적인 기준과 정보를 바탕으로 안심하고 팔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국내 수입차업체들은 국내에서 인증 중고차 사업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완성차업체들은 친환경차 시대를 대비해서라도 중고차 시장의 진출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전기차와 수소차, 자율주행차 등 친환경차 보급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들 차량이 중고차 시장에 나올 경우, 정밀한 상태 점검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완성차업체들의 친환경차의 사후품질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
반면 중고차업계는 자동차 제조사가 제조와 판매, 유통, 정비까지 하는 것은 독점이라며 반대하는 입장이다. 완성차업체가 자사 판매 직영점에 일방적으로 물량을 몰아주는 등 독점의 가능성이 높아 이 모든 과정을 한 회사가 독점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찾기 힘든 사례라는 것이다.
또 국내에서 현대기아차의 시장 점유율이 80%를 넘나들고 있는 상황에서 인증 중고차 사업을 시작하게 된다면 국내 중고 매물의 절반 이상을 가져가 결국 기존 중고차업계의 생존을 위협한다고 호소한다.
이에 이들은 중고차 매매업의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을 5년 더 연장해달라는 입장이다. 2025년은 전기차 대중화로 중고차 매매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시점인 만큼 30만명의 중고차매매업자들이 자동차업계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2025년까지 연착륙 기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사안을 바라보는 대다수 소비자가 현대기아차의 중고차 시장 진출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 지난 9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국내 완성차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입에 대한 소비자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소비자 63.4%가 진입을 찬성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찬성 이유로 성능과 품질 안전 및 관리 양호(41.6%), 허위매물 등 기존 문제점 해결(41.4%)에 대한 기대를 꼽았다.
일부에서는 완성차업체의 시장 진출에 대해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기존 중고차업계가 주장하는 독과점 현상 심화에 따라 신차와 중고차의 가격이 모두 올라갈 것이란 이유에서다. 현대기아차의 독과점을 방지할 만큼 중고차 시장에 다른 경쟁자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