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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법 개정안 목소리 낸 경총…"노사관계 기초 흔들려"
파업시 대체근로 투입 범위 확대 주장…"노조전임자 급여지급, 글로벌기준 역행"
입력 : 2020-11-02 오후 3:00:05
[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해고자와 실업자의 노조가입 허용, 노조전임자 급여지급 금지규정 삭제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정부안대로 노조법이 개정된다면 우리 노사관계의 토대가 기초부터 흔들리게 될 것입니다."
 
김용근 한국경영자총협회 상근부회장은 2일 'ILO 핵심협약 비준과 노조법 개정 방향' 토론회를 열게 된 배경을 이 같이 밝혔다. 이번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노조 권리만 선진국 수준에 맞추지 말고 사용자의 대항권도 동일한 수준으로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요 국가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제도. 사진/경총
 
김 상근부회장은 "노조는 파업시 사업장 점거가 가능한 반면 사용자는 이 때 대체근로를 투입할 수 없도록 금지하고 있다"며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사용자만 일방적으로 규제하고 처벌하는 등 과도한 노동권 보호는 노조가 비타협적인 태도로 물리력을 행사하도록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노사간 힘의 불균형 상태는 우리나라 노사관계가 세계 최하위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라며 "국가주권적 사안인 ILO 핵심협약 비준 추진이 이 같은 경영계의 우려와 입장을 최대한 반영해 균형잡힌 선진 노사관계로 발전하도록 검토해달라"고 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이달휴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기업 내 근로자가 아닌 실업자나 해고자 등이 기업별 노조에 가입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면 이에 맞춰 노조의 파업시 회사의 대체근로 투입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대체근로가 허용되는 사람은 기업 종업원 중 미가입자나 쟁의행위 불참자만 가능하다.
 
이 교수는 "기업별 노동조합은 노동조합의 가입자격을 기업의 종업원으로 한정하기 때문에 그 기업을 단위로 해 대체근로 가능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며 "만약 실업자나 해고자 등을 기업별 노조에 가입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면 대체근로도 이에 맞춰 더욱 넓게 허용되는 것이 논리적"이라고 지적했다. 
 
외국의 경우, 미국, 독일, 일본, 영국, 프랑스도 쟁의행위 기간 중에는 파견에 대해 대체근로를 제한하는 경우도 있지만 도급은 허용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헌법에 노동 3권이 있고 기업별 노동조합을 주로 하는 일본은 도급뿐만 아니라 파견도 허용하고 있다. 
 
이 교수는 "외국은 대부분 대체근로를 금지하지 않고 폭넓게 허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국내 노조법에 '사용자는 쟁의행위기간 중 그 쟁의행위로 중단된 업무를 도급이나 하도급을 줄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번 개정안대로 라면 우리나라에서도 파업 중 대체근로를 폭넓게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강식 한국항공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노조 전임자에 대한 사용자의 급여지급을 허용하는 것은 ILO협약 제98조제2호의 규정과 상치한다고 지적했다. 국내는 지난 2010년 7월1일 근로시간면제제도 도입과 함께 노조전임자의 임금지급 금지가 시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ILO협약 제98호 제2조 제1항은 근로자단체와 사용자단체의 설립, 운영 등에 있어 모든 간섭행위로부터 충분한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제2항은 근로자단체에 대한 사용자의 재정적 원조를 간섭행위로 간주하고 있다. 
 
이에 그는 "사용자가 노조전임자 임금을 지급하는 것은 ILO 핵심협약에 위배되는 행위로 사용자가 노조를 통제 하에 두기 위한 간섭행위에 해당한다"며 "노조전임자에 대한 임금지급 문제는 기본적으로 입법적 관여 대상이 아니며, 사용자와 노조간 자발적 협상과 결사의 자유의 원칙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외국의 사례도 제시했다. 외국의 경우 노조전임자 임금은 노조 재정으로 지급하는 게 당연시되고 있다는 것이다. 노조전임자의 임금지급 금지는 실질적으로 글로벌 기준에 부합한다는 주장이다. 미국, 일본, 캐나다는 노조에 대한 재정지원을 법률로 금지하고 있다. 
 
그는 "다른 선진국들은 노조가 스스로 부담하는 것이 관행으로 정착돼 입법조치가 불필요했다"며 "우리 정부가 법적 구속력을 가지지 못하는 결사의자유위원회의 권고에 반한다는 이유로 현행 노조전임자의 임금지급 금지 규정의 삭제를 추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
박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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