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산불, 서울면적 7배로 확대

[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점점 더 확산하고 있다고 CNN 방송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캘리포니아주 소방국(캘파이어)에 따르면 이번 산불은 이례적으로 많은 번개가 치면서 수백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 지금까지 110만에이커(약 4452㎢)의 면적이 불탔다.

 

서울 전체 면적(약 605㎢)의 7배가 넘는 삼림이 산불에 소실된 셈이다. 캘리포니아주엔 지난 한 주간 약 1만2000건의 벼락이 떨어졌으며, 이에 따라 촉발된 불씨로 585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1만3000명이 넘는 소방관과 소방차 2400대, 항공기 95대가 투입됐지만, 진화의 끝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오히려 새로운 산불이 발생하고 있다.

 

이 중 피해 규모가 가장 큰 'LNU 번개 복합 파이어'와 'SCU 번개 복합 파이어'는 캘리포니아 역사상 각각 두 번째, 세 번째로 큰 산불로 규모가 확대됐다. 각각 지금까지 35만에이커, 34만7000에이커를 태웠지만 진화율은 22%, 10%에 그친다.

 

특히, 샌프란시스코 북쪽의 와인 산지로 유명한 나파 일대에서 발생한 LNU 파이어는 845채의 주택과 건물을 파괴하고, 5명의 사망자를 냈다. 이번 산불 중 가장 큰 인명·재산 피해를 내고 있는 것이다.

 

이번 동시다발 대형 산불에 따른 인명 피해 규모와 피해 면적은 지난해 1년간 산불로 인한 피해 규모를 이미 넘었다. 지난해 캘리포니아주에서 산불로 탄 면적은 26만에이커, 숨진 사람은 3명이었다. 이번엔 이미 110만에이커를 넘겼고 숨진 사람도 7명에 달한다.

 

또 이번 산불로 대피명령이나 대피경보를 받은 사람은 거의 25만명이나 된다. 대피했다가 집을 확인하러 금지 구역으로 돌아왔던 주민 6명이 소방관들에 의해 구조되기도 했다.

 

여기에 건조한 폭풍까지 예보되면서 소방 당국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캘리포니아에는 23∼25일 번개가 치는 가운데 비는 거의 오지 않는 폭풍이 찾아올 것으로 예보됐다. 이미 진행 중인 산불을 더 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캘리포니아 북부를 중대 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에 따르면 중대 재난지역으로 레이크·나파·샌머테이오·샌타크루즈·솔라노·소노마·욜로카운티 등이 포함된다.

 

이런 가운데 약탈꾼들까지 기승을 부리며 이미 산불로 피해를 본 사람들에게 또 다른 상처를 주고 있다. 심지어 소방서장도 약탈 피해자가 됐다. 진화 현장 지휘를 위해 차를 비운 사이 지갑을 포함한 소지품을 털었고, 은행 잔고를 비웠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나파 카운티에서 발생한 LNU 번개 복합 화재로 이동식 주택촌의 주택과 차량이 불에 타 재만 남아 있다. 이 지역 소방관들은 벼락으로 발생한 수십 건의 산불을 진압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우찬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