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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영

은행 비대면거래 활성화, 평균연봉 깎았다

지점 줄이며 희망퇴직 확대…고연봉자 퇴사로 평균급여 내려가

2020-03-11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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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대표적인 '신의 직장'으로 꼽히는 일부 시중은행 임직원들의 지난해 평균연봉이 전년 대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역피라미드' 구조 개선을 위해 매년 실시 중인 희망퇴직으로 고연차 직원들이 은행을 떠나면서다. 저금리 고착화 속 은행들이 비대면거래를 활성화하며 지점을 줄인 것도 희망퇴직을 부추겼다는 평가다.
 
11일 전국은행연합회에 공시된 시중은행들의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우리은행 임직원들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8700만원으로, 2018년(9300만원) 대비 600만원 줄었다. 같은 기간 전북은행(8900만원→8400만원)과 부산은행(9300만원→9100만원), 대구은행(9500만원→9400만원) 등의 임직원 평균 연봉도 감소했다. 
 
각 은행들의 회계처리 과정에서 임직원 평균 연봉이 최대 200만원까지는 차이가 날 수 있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몇몇 시중은행들을 중심으로 임직원 평균 연봉 상승세가 꺾이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우선 평균보다 높은 연봉을 받는 직원들이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나면서 자연스레 평균연봉이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들의 고정비용 중 대다수를 차지하는 것이 인건비"라며 "경비를 줄이기 위해 (고연차 직원 대상) 명예퇴직을 활용하는 측면이 있고, 실제로 많이 나가기도 했다"고 전했다. 기준금리 하락으로 순이자마진(NIM)도 동반 하락하는 상황에서 은행들이 이익을 내기 위해 인건비 절감 카드를 꺼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시중은행들은 1800여명 규모의 명예퇴직을 단행했으며, 은행들 자료를 보면 평균 연봉이 줄어든 곳을 중심으로 임직원 수가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인터넷·모바일뱅킹 등 비대면 채널 비중이 높아지면서 은행들의 영업점 수가 줄어드는 것도 이같은 현상을 부채질한다. 은행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대구·경북지역 일부 지점 운영을 일시 중단하는 대신 인터넷·모바일뱅킹 수수료 면제 등의 지원책을 내놓는 가운데, 이번 사태가 비대면 거래를 촉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15년 12월 은행의 비대면 실명확인이 허용된 후 이를 통한 계좌개설 건수는 2016년 116만건, 2017년 868만건, 2018년 920만건으로 계속 증가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이른바 '4대 시중은행'들은 올해 1분기에만 전국 77개 영업점의 문을 닫거나 통폐합하겠다고 예고했다. 오프라인 지점 수가 줄어드는 만큼 인력 감축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그 타겟은 고연봉 직원들이 될 것이란 지적이다.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인근에 시중은행들의 무인자동화기기(ATM)가 설치된 모습.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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