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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연

정부, 유가급등 우려 '전략비축유' 2억배럴 방출 검토

사우디 석유 생산중단 장기화 대비…단기 영향은 제한적

2019-09-16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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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정부가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 생산시설 가동중단 장기화에 대비해 2억배럴 규모의 전략비축유 방출을 검토하기로 했다. 단기적으로 국내 원유도입에 큰 차질이 없을 전망이지만 미국과 이란의 관계 악화가 장기화할 경우에 대비하겠다는 취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6일 서울 무역보험공사에서 주영준 에너지자원실장 주재로 '석유수급 및 유가동향 점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핵심 석유 생산시설 일부가 예멘 시아파 반군 후티의 드론 공격으로 일일 원유 생산량의 약 50%인 570만배럴 생산이 잠정 중단된 데 따른 국내 석유수급 점검 차원이다.
 
주영준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실장이 16일 서울 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석유수급 및 유가동향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정부는 사태 장기화로 인한 수급상황 악화가 현실화할 경우 정부와 민간이 보유한 전략비축유 2억배럴 방출을 검토하기로 했다. 사우디는 국내 원유수입 비중의 28.95%를 차지하는 제1의 원유수입국으로 수급에 문제가 생길 경우 국내 산업 전반의 차질이 불가피하다. 작년 말 기준 정부는 9600만배럴의 전략 비축유를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 1억400만배럴은 민간 비축유와 재고로 파악된다.
 
앞서 1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략비축유(SPR) 방출을 승인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유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우디 공격을 근거로 전략비축유에서 석유 방출을 허가했다"면서 "필요하다면 시장에 잘 공급할 수 있을 만큼의 충분한 양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대치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양국이 대립국면을 확대할 경우 사태 장기화 가능성도 남아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우리는 모든 국가에 공개적으로, 명백하게 이란의 공격을 규탄할 것을 촉구한다"며 구체적인 국가 이름을 적시해 비판에 나섰다. 다만 이란은 자신들이 사우디 유전시설 공격 배후라는 미국의 주장을 강하게 부인하는 중이다.
 
산업부는 지난 4월 중동 정세 악화 이후 그동안 한국석유공사, 에너지경제연구원 등 유관기관 및 업계와 수차례 회의를 통해 비상시 석유수급 계획'을 지속 점검해 왔다. 정부는 앞으로도 정유업계와 협력해 기타 산유국으로부터 대체물량을 확보하고 국제유가 변동에 따른 국내 석유가격 변동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국내 원유 도입에 큰 차질이 없을 거라는 게 산업부와 정유업계의 설명이다. 한국은 사우디산 원유 대부분 최대 20년의 장기계약으로 들여오고 있고, 사우디 정부는 자체 비축유를 활용해 수급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정부에 따르면 작년 기준 사우디산 원유의 86.9%가 장기계약으로, 계약상 물량이 확보돼 있다.
 
세종=강명연·최한영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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