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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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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58년 전통 경동시장, 이마트 '젊은피' 수혈

서울 첫 상생스토어 오픈…약재시장 전통 더해 젊은층 유입 기대

2018-04-05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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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5일 국내 한약재의 70%가 유통되는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 '노브랜드 상생스토어가 함께합니다'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신세계 이마트의 상생스토어 5호점이 이날 경동시장에 오픈했다. 서울에 상생스토어가 문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동시장은 1960년에 문을 연 전통시장이다. 경기도와 강원도에서 나는 채소와 농산물의 집산지로, 특히 국내 최대 규모의 약재시장으로 알려져 있다. 25년 이상 이곳에 터전을 두고 장사를 하는 상인이 절반을 차지하고, 점포수가 730여개에 달하는 대형시장이지만 젊은층의 낮은 이용률과 시장 안쪽에 있는 신관의 공실(공실률 60%)이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5일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 서울 지역 최초로 이마트 노브랜드 상생스토어가 문을 열었다. 사진/김보선 기자
 
오광수 경동시장 상인회장은 "13년 동안 상인회장을 해 오면서 최근들어 시장이 조금씩 위축되는 걸 느꼈다"며 "상생스토어가 먼저 입점한 시장을 방문해 보니 젊은층이 많이 온다는 걸 확인한 후 우리 시장에 개설하는 것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노브랜드는 이마트가 2015년에 론칭한 자체 브랜드로, 중소기업 생산 비중을 높여 상생하겠다는 취지를 내세우고 있다.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는 대기업과 전통시장의 협업을 목표로 신세계가 선택한 모델이다.  
 
경동시장 상생스토어는 신관 2층에 문을 열었다. 신세계그룹이 우선 고려한 것은 레이아웃이다. 2층 내 빈 매장들은 모두 철거하고 29개 인삼·패션 매장을 신관 동선 전면에 배치, 기존 시장 내 매장을 거쳐야만 상생스토어로 진입할 수 있게 했다.
 
인삼매장을 운영하는 경동시장 김유순씨는 "오늘까지 준비하면서 물건들을 다시 옮기는 등 힘든 과정도 많았는데 문을 열고 보니 보람을 느낀다"며 "신관 2층은 손님이 많이 없어서 고민이 컸다. 손님들이 많이 왔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경동시장 신관 2층에 5일 오픈한 이마트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는 기존 인삼 매장을 거쳐 진입할 수 있도록 했다. 사진/김보선 기자
 
인삼 매장 오른쪽 뒤편으로는 노브랜드 쉼터, 신세계이마트희망놀이터, 스타벅스 재능기부카페인 카페숲, 동대문구 작은도서관이 있다. 민관 협력 차원에서 동대문구는 작은도서관에 책 2000여권을 기증했다.
 
정병규 이마트 사회공헌활동(CSR) 담당 팀장은 "스타벅스 재능기부카페는 9번째 매장인데, 상생스토어에는 처음으로 입점했다"며 "스타벅스가 매장 인프라 등을 지원했고, 운영은 경동장학재단이 맡는다. 수익금은 동대문구 전통시장 상인 장학금으로 쓰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이마트희망놀이터는 고객들이 아이를 맡기고 쇼핑 체류시간을 늘리는 효과가 있을 걸로 기대를 모은다. 이용요금은 2시간에 5000원인데, 물건 구매 시 50%를 할인해준다.
 
제기동에 거주하는 박남주씨는 "상생스토어에서 물건을 사는 것도 편리하겠지만, 손님이 많이 늘어나면 한약재의 상품성도 높아지고 품질에 대한 신뢰를 높일 수 있지 않겠냐"며 "경동시장은 한약재를 구매하는 고객이 많기 때문에 품질력이 더 높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5일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 신관 2층에 별도로 마련된 신세계이마트희망놀이터. 사진/김보선 기자
 
신관으로의 접근성을 더 높였으면 하는 의견도 있었다. 신관에서 만난 한 상인은 "젊은층이 많이 오게 되겠지만, 기존에 50대 이상 구매층은 계단으로 오르내릴 때 불편해했다"며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되면 더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노브랜드 매장은 신관 2층 왼쪽 뒤편에 있다. 시장과의 상생을 생각해 냉동과일, 냉동축산을 제외한 일반 채소, 과일, 건어물, 수산물은 판매하지 않는다. 영업시간은 상인들의 의사를 반영해 기존보다 1시간 앞당긴 오전 10시~오후 8시까지로 결정했다. 노브랜드 경동시장점은 매월 둘째, 넷째주에 휴업한다.  
 
이마트는 2016년 8월 당진어시장을 시작으로 구미선산시장, 안성맞춤시장, 여주한글시장에 이어 경동시장까지 상생스토어를 5호로 확대했다. 연내에 10호점 이상으로 상생스토어를 확대하는 게 목표다.
 
5일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 서울 지역 최초로 이마트 노브랜드 상생스토어가 문을 연 가운데 시민들이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김보선 기자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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